"AI 로 매일 모기 감시합니다"…'말라리아 퇴치' 팔 걷어붙인 질병청
세계 최초 개발한 'AI-DMS' 운영…종·활동 시간대까지 실시간 분석
2030년 말라리아 재퇴치 목표…"과학 기반 선제 방제로 전파 차단"
- 천선휴 기자
(파주=뉴스1) 천선휴 기자
"지금 보시는 장비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실시간 모기 감시 장비입니다. 2023년 우리 질병관리청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장에서 모기를 채집하고 있죠. 채집된 모기가 어떤 종인지 실시간 분석도 가능합니다. 정확도는 95.5%에 달합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7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평화공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아카데미에서 '인공지능 모기 자동감시장비(AI-DMS)'를 소개하며 "말라리아라는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 청장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의 서식 범위가 넓어지고 발생 시기도 앞당겨지는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선제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판단해 AI-DMS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청장이 소개한 AI-DMS는 질병청이 2020년 개발에 착수해 3년 만인 2023년 7월 개발을 완료한 모기 자동 감시 장비다.
질병청은 해당 장비의 현장 도입을 위해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얼룩날개모기를 비롯해 작은빨간집모기(일본뇌염), 빨간집모기(웨스트나일열), 흰줄숲모기(뎅기열·지카바이러스) 등 국내 주요 매개모기 10종, 총 1만1923개체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다.
AI-DMS는 이 같은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채집된 모기의 종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주요 매개모기 5종에 대한 분류 정확도는 95.5% 수준이다.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 3건 등록과 해외 특허 1건 출원으로도 이어졌다.
이희일 질병청 매개채분석과장은 "기존에는 연구원이 직접 채집된 모기를 분류·분석해야 해 결과 도출까지 1~2주가 소요됐다"며 "실시간 대응이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숙련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높은 업무 강도, 감염 위험 등의 한계도 있었지만 AI-DMS 도입으로 이런 고민들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에 질병청은 위험지역인 경기 파주시를 비롯해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울산, 제주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실시간 매개 모기 감시망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시에 설치된 AI-DMS 운영 결과에 따르면 채집된 주요 매개모기 5종 3984개체 중에선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일본뇌염 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들은 채집환경 및 강수량 등 기상요인으로 인해 작은빨간집모기 밀도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의 경우 9월 첫째주에 최대 정점을 나타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과장은 "AI-DMS가 모기의 활동을 시간대별로도 분석한다"며 "모기 종류마다 생활하는 패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 패턴까지 정확하게 알아야 어떻게 방제를 할지 전략을 정확하게 세우는데 과학적 근거 기반의 방제 대책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감시체계의 고도화는 질병관리청이 203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말라리아 재퇴치' 계획 달성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9년 말라리아 환자 수 0명을 기록하면서 '말라리아 퇴치'를 달성했지만, 1993년 환자가 다시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500~600명의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질병청은 제2차 말라리아 재퇴치 계획을 세우고 민·관·군과 △선제적 능동감시를 통한 말라리아 사례 발견 다각화 및 역학조사 △무증상감염사례 적극적인 확인 △조기진단 및 신속한 치료로 매개모기와 환자 간 전파고리 차단 △매개모기 감시 및 방제 강화 등을 협력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기후 변화에 따른 매개체의 분포와 양상이 달라질 수 있고, 매개체 양상이 달라지면 사람 건강에 영향을 주는 질병의 패턴도 달라질 것"이라며 "전체적인 감시망을 구축한다는 것은 미래의 건강 위협에 대비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제적 감시, 진단, 치료를 적극적으로 연계해 환자와 매개모기 간의 전파고리를 차단하겠다"며 "민관군과 함께 2030년까지 말라리아 퇴치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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