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뎅기열 환자 급증…"감염 계속 증가할 것" 경고

올해 1분기 환자 수 3만명 넘겨…동기간 대비 2.2배 증가
기온상승 등 영향…백신·치료제 없어 美CDC도 주의 당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의 모습. 2023.7.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베트남에서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환자 수만 3만 명을 넘어선 데다 베트남 보건당국이 유행 확산을 공식 경고하고 있어 현지를 방문하는 국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베트남에서 발생한 뎅기열 환자 수는 3만 1927명(사망자 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 수인 1만 4467명(사망자 4명) 대비 2.2배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남부 지역에서 발생이 두드러졌다. 특히 호찌민시에서 1만 4467명(43%)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보고됐고 이어 떠이닌(3331명, 10.4%), 동나이(2172명, 6.8%), 동탑(1900명, 6.0%), 안장(1890명, 5.9%), 껀터(1815명, 5.7%), 빈롱(1711명, 5.4%)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확산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베트남 보건부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뎅기열 환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뎅기열 감염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뎅기열은 풍토병으로 특히 5~11월 우기에 환자 수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엔 기온 상승, 불규칙한 강우량, 급속한 도시화, 높은 인구 밀도, 주거지역 내 물 저장소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연중 발생하는 양상을 보여 발생 시기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환자 수도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4년 12월 14일부터 지난해 12월 17일까지 뎅기열 환자는 18만1237명(사망 43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33%, 사망자 수는 17명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반다야체 방역 요원이 13일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 퇴치를 위해 연막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2024.08.13 ⓒ AFP=뉴스1

문제는 아직 뎅기열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점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감염병으로, 5~7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특히 뎅기열은 재감염 시 치명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므로 뎅기열 감염력이 있거나 유행지역에 자주 방문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뎅기열 매개 모기인 흰줄숲모기가 전국에 서식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매개 모기에서 뎅기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국내 뎅기열 발생은 모두 해외 유입 사례로 동남아시아 방문 후 감염된 사례가 많았으며 지난해 110명, 올해는 지난 19일까지 17명의 뎅기열 해외유입 사례가 보고됐다.

2023년 9월엔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우리 국민이 뎅기열에 감염돼 현지에서 치료받다 뎅기쇼크증후군으로 이틀 만에 사망한 사례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대응에 나섰다. CDC는 지난 16일 '여행건강경보 1단계(Level 1)' 국가를 베트남을 비롯한 방글라데시, 몰디브, 콜롬비아, 말리 등 12곳으로 업데이트하고 전 세계적으로 2~5년 주기로 대규모 뎅기열 발병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CDC는 '여행건강경보 1단계(Level 1)' 국가를 여행할 경우 △피카디딘 등이 포함된 모기기피제 사용 △방충망 설치 등 숙소 환경 관리 △모기 활동 시간대 및 위험지역에서는 긴소매옷으로 피부 노출 최소화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해외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청은 "뎅기열 유행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 수칙을 준수해달라"며 "여행 후 발열, 두통, 근육통,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