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던 잠꼬대에 변비까지…그러려니 했는데 '파킨슨병'
도파민 감소해 발생…완치할 치료제 없어 조기 발견 중요
과격한 잠버릇·손 떨림·보행 변화 등 단순히 넘겨선 안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A 씨는 요즘 남편의 잠버릇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최근 들어 자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발차기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최근 스트레스가 많아진 탓"이라며 A씨를 안심시키지만, A 씨는 남편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될 따름이다.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맞아 신경과 전문의들은 "심한 잠꼬대나 잠버릇, 변비 등은 단순한 문제로 여길 수 있지만 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두가 별것 아니라고 치부하는 증상들이 모두 파킨슨병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4년 기준 약 14만 3441명에 달한다.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만큼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문제는 파킨슨병은 아직 완치할 치료제가 없어 조기 발견을 통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조성양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병의 초기 증상이 손 떨림, 보행 변화 등 일반적인 노화나 다른 신경계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도파민은 뇌의 기저핵에 작용해 몸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움직임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조 교수는 "파킨슨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안정된 자세에서 신체의 일부가 떨리거나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근육이 굳어지는 경직, 다리를 끌면서 걷게 되는 보행장애, 자세가 구부정해지면서 쉽게 넘어지는 등 운동 증상이 환자마다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경도인지장애, 치매, 불안, 우울, 환시, 수면장애, 빈뇨, 변비, 피로, 자율신경장애, 램수면장애 등 비운동 증상들도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는 "특히 비운동 증상은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조기에 병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며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경우 10년 내 약 40~60%, 15년 내 약 70~80%가 파킨슨병을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렘수면행동장애는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에서 수십 년 전부터 선행할 수 있어 질병의 초기 변화를 반영하는 신호"라며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 단순한 수면 문제로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 후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되면 약물 치료와 운동, 재활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를 받게 된다. 예방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경우에 따라 뇌심부자극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조 교수는 "적절한 약물치료, 수술만으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며 "의심할 만한 증상이 느껴지거나 지적을 받는다면 파킨슨병 전문 신경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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