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바지락 끓여 먹었는데"…'치명률 50%' 비브리오패혈증 감염
질병청, 지난해 확진 사례 역학조사…영하 24도서도 균 살아
"조리 과정에서도 균 감염될 수 있어…고위험군 특히 주의"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발생률은 높지 않지만 사망률이 50%를 뛰어넘을 정도로 치명적인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된 70대 여성을 역학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흔히 비브리오패혈증은 어패류를 익혀 먹으면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해당 여성은 약 1년간 보관한 바지락을 끓여 먹고도 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은 고위험군의 어패류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거주 70대 여성을 심층 역학조사한 결과 2024년 직접 채취해 영하 24도 냉동실에서 장기 보관한 바지락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됐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세균 감염에 의해 급성 패혈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발생하지만 국내에서는 간질환을 갖고 있거나 면역저하 상태에 있는 고위험군에서 매년 100명 미만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발생하는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발생할 경우 사망률이 50%를 뛰어넘는 심각하고 위중한 질환이라는 점에서 예방이 무엇보다 강조돼 왔다.
이에 보건당국은 예방법으로 △어패류 충분히 익혀 먹기 △여름철 어패류는 5℃ 이하의 저온 상태로 저장하기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 접촉 피하기 △바닷물과 접촉한 경우 깨끗한 물과 비누로 노출 부위 씻어내기 △어패류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85℃ 이상으로 가열 처리해 섭취하기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의 조리도구는 소독해 사용하기 △어패류를 다룰 때 장갑을 착용하기 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해당 감염자는 영하 24도 냉동 보관된 바지락을 끓여 섭취하고도 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감염자는 지난해 5월 1일 설사, 복통, 하지부종 등의 증상으로 입원 후 같은 달 10일 비브리오패혈증으로 확진됐다"며 "비브리오패혈증의 일반적인 잠복기(12~72시간)를 고려해 역학조사한 결과 돌게와 바지락을 섭취한 것으로 확인돼 균 검사를 시행했고 바지락에서 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감염자는 2024년 6~9월 채취해 냉동보관하던 바지락을 냄비에 끓여 가족과 함께 섭취했다. 하지만 음식을 나눠먹은 다른 가족들은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감염자는 고혈압과 당뇨 외에도 간염, 간경변, 간암 수술 이력이 있으며 간질환으로 3개월마다 정기적인 추적 관찰 중인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이었다"며 "면역 저하 상태를 고려할 때 일반인에게는 발병을 일으키지 않는 소량의 균 유입만으로도 심각한 감염이 성립될 수 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병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및 사망자의 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확진자의 77.9%가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사망자의 92.6%는 간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질병청은 오랜 기간 냉동보관됐던 어패류였음에도 비브리오패혈증균의 감염력이 남아있었던 데 대해 "냉동 조건에서 배양은 불가능하지만 대사 활동은 유지되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또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취급한 손이나 조리 도구를 통해 다른 식재료나 조리 식품으로 균이 전이되는 교차오염 또한 중요한 감염경로로 작용한다"며 "이번 사례의 경우 사례자가 냉동 보관된 바지락을 해동 및 손질하는 과정에서 해동수나 식재료 자체에 잔존하던 균이 조리 도구 또는 손을 통해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동된 어패류라 할지라도 부적절하게 취급될 경우 고위험군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어패류의 철저한 가열 섭취뿐만 아니라 조리 시 날 해산물과 다른 식재료의 엄격한 분리 보관, 조리 후 손 씻기 등 위생 수칙 준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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