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MRI 찍지 않아도 피 검사만으로 뇌질환 경과 알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연세대 연구팀, 나노복합체 기술로 뇌 세포 분리
뇌 변화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향후 구체화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은재 교수, 의생명연구소 김진희 박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 노연정 · 이효주 연구원.(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반복적인 영상검사 대신 혈액검사만으로 간단히 뇌 질환의 경과를 추적할 수 있는 나노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은재 신경과 교수와 김진희 의생명연구소 박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의 신용 교수, 이효주·노연정 연구원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도출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부분의 뇌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고 손상된 신경세포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과 질병 활성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러나 뇌는 조직 검사가 어렵고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 영상검사만으로는 질병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의 구조를 모사해 표적 분자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펩타이드 각인 나노복합체(EPIN)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성상교세포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도록 설계돼 혈액 속 수많은 세포외소포 중 성상교세포 유래 세포외소포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분리 과정은 40분 이내에 완료된다.

이후 연구팀은 병원 바이오뱅크에 보관된 혈청 시료 147개로 두 단계에 걸쳐 임상 검증을 진행했다.

분석 대상에는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환자뿐만 아니라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환자, 건강한 대조군 혈청 등이 포함됐다.

나노복합체 기술로 혈청 시료를 분석한 결과, 성상교세포 손상을 반영하는 교세포섬유산성단백질(GFAP) 수치가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재발 환자에서 안정기 환자보다 높았다.

아울러 다발성경화증과 파킨슨병 등 다른 뇌신경계 질환 환자 시료에서도 재발기에 특징적으로 변하는 분자 신호가 관찰됐다.

이은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복적인 영상검사 없이도 뇌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치료 반응 예측과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추가 검증을 진행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로, 나노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투데이'(Nano Today, 피인용지수 10.9)에 최근 게재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