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책임지고 '필수약' 공급…네트워크서 4년내 17개 주문제조

[식약처 사람들] 자가치료 의약품, 정부가 직접 긴급도입
"희귀하다고 포기않고, 난치라고 외면않는 나라 만들 것"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2024년 9월 26일 국가필수의약품 '아세트아미노펜'의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 '엠에프씨'를 방문해 개발 현장을 점검하고, 국가필수의약품 국산화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던 모습.(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국가가 책임지고 필수의약품 공급을 지원하겠습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필수의약품 긴급 도입을 확대하고, 국내 생산 제약기업 지원도 추진하겠습니다. 국가의 제1 책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희귀하다고 포기하지 않고, 난치라고 외면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이재명 대통령, 선거 후보 당시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공약' 발표. 2025.05.31.)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주요 업무의 일환으로 희귀·필수의약품의 긴급 도입 품목 전환, 국가필수의약품 주문제조 사업 활성화, 국가필수의료기기 제도 도입 등 의약품 등의 공적 공급 체계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필수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이 대통령 주문을 고려했다.

고가 희귀약 인도적 지원 제도화…약사법 개정 추진

의약품은 국민 생활에 필수적이며 국가 기능운영과 국민의 치료권 보장에 주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대표적인 다품종소량생산 분야로서 수익에 따라 수급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필수약'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간 꾸준히 늘어난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보고 건수가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식약처는 보건의료상 필수적인데,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운 약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해 △원료의약품 DMF(등록제도) 등록 유예, 제조원 신속 등록 △생산·수입 증대 독려, 규제 완화·지원 등으로 공급을 지속해서 도모하고 있다. 아울러 제약사 품목철수 시 해외유통 의약품을 긴급도입하는 한편, 국내 생산 재개 필요 품목은 주문생산을 적용한다.

이로써 수급 불안정 의약품인 기관지천식 치료제 '미분화 부데소니드 제제'를 국가필수의약품으로 편입해 보건복지부에 약가 인상을 건의하며 신규 생산 시설 증설을 지원했고, 백내장 수술시 사용하는 '트리판블루 점안액' 역시 국가필수의약품으로 포함시키며 신속히 허가한 바 있다.

오유경 처장이 지난 2024년 4월 4일 충남 천안의 지오영 천안물류센터를 찾아 희귀·필수의약품 등 보관·운송 현장을 점검하던 모습.(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올해부턴 그간 환자가 해외에서 자가치료용으로 직접 구매하던 희귀필수의약품을 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긴급도입' 품목으로 매년 10개 이상, 2030년까지 현재 50% 수준인 41개를 순차적으로 전환하고, 이런 약을 처방·조제받는 환자의 비용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약가 적용범위를 확대 추진한다. 매년 5~10개 자가치료용 반입지원 의약품의 급여를 신청한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부담해야 했던 약값 부담을 덜어주고 약품 배송기간도 크게 줄여 적기에 처방·조제를 통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약가 부여 전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고가의 희귀약을 환자에게 무상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올해부터 추진한다. 이미 해외 많은 국가에서는 이를 제도화해 운영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뉴스1에 "제약사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법률에 환자지원 프로그램의 운영 근거가 명시돼야 한다"면서 "제약사의 환자지원 사업 수행이 가능하고, 협의에 따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공급 절차를 지원할 수 있다는 근거를 담기 위해 약사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문제조 활성화…안정공급 협의회 논의 방식도 개편

아울러 국내 민간 제약사의 생산 여건을 활용해 국내 생산 재개를 지원하는 국가필수의약품 주문제조 사업을 활성화한다. 오는 2030년까지 17개 품목으로 확대함으로써 현재 40개 긴급도입 필수의약품의 25%를 주문제조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9월 구성한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유통 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주문제조 품목과 업체를 선정하며 지원사항을 논의한다.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유통 네트워크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식약처 관계자는 "생산 지원 품목 선정, 참여 희망 업체 탐색, 관련 지원 인센티브 등 상시 논의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앞으로 의료계·약업계 등 사용자 측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할 예정"이라며 "기존 비용 지원 수준을 넘어 공급 재개 시 필요한 애로사항을 완화하고 유통까지 연계하는 등 주문생산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공포된 '약사법' 개정안이 올 연말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돌입했다. 법률상 정의가 개편된 데에 따라 국가필수의약품을 국가 보건체계 유지를 위한 정부 필수품목과 의료현장에서 필수적인 품목으로 구분한다. 또 의료현장 필수품목은 국제적 제도 운영 수준을 토대로 효능군별 목록을 재분류하고 국내 제도 운영을 고도화한다.

오는 11월부터 국가필수의약품 안전공급 협의회는 '민-관 공동 참여 거버넌스'로 개편된다.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상 안건, 논의 방식 등 협의회 운영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다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조치가 마련될 수 있으며, 현안 대응에 있어 의료현장과 환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적극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