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남용 차단…적정사용관리 사업 170개 병원으로 확대"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수립
"전 세계 평균 내성률보다 1.7배 높아…CRE 지자체 주도 예방"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해 7월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에 방문해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청주=뉴스1) 조유리 기자 = 정부가 항생제 오남용을 차단하기 위해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301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체로 확대한다.

ASP 사업은 감염 전문의와 전담 약사 등으로 팀을 구성해 환자의 항생제 처방을 모니터링하고 중재하는 활동이다. 선진국에서는 항생제 내성 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질병청은 25일 충북 오송 청사에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OECD 평균(19.5)보다 1.6배 높고 주요 항생제 내성률은 전 세계 평균 내성률(27.1%)보다 1.7배 높은 상황"이라며 이같은 내용의 제3차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을 발표했다.

항생제 내성은 감염병 치료 실패 및 사망 증가로 이어져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람, 농·축·수산, 식품, 환경 등 생태계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전파된다. 또 국가 간에 국경 없이 빠르게 발생·전파해 각국의 막대한 인적·경제적 손실을 야기해 국제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다. 지난 2023년 기준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로 OECD 평균(19.5)보다 1.6배 높고, 주요 항생제 내성균인 MRSA의 경우 2023년 내성률이 45.2%로, 전 세계 평균 내성률(27.1%)보다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 추진 전략.(질병청 제공)

이번 대책은 '사람·동물·식물·식품·환경의 항생제 내성 관리를 통해 국민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달성'을 비전으로 삼았다. 전략목표는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통한 항생제의 치료 효능 보호'와 '적극적인 감염 예방 및 관리를 통한 항생제 내성 발생 최소화'다. 대책은 4개 핵심 분야, 13개 중점과제로 구성됐다.

정부는 먼저 항생제 사용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 우선 의료기관 내에서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사업(ASP)'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한다.

현재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 중인 ASP 사업을 확대해 내년까지 301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체(170개소)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지속한 뒤 법 개정 등을 통해 의료기관 내 ASP 이행을 명시하고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한다.

지역별 선도병원(5개 이상)을 지정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소병원의 ASP 도입을 지원한다. 감염 전문가가 부족한 의료기관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빈도질환 대상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보급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적정 처방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비인체 분야인 농·축·수산 분야에서도 항생제 신중 사용을 위한 관리 강화를 추진한다.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및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을 개선해 항생제 사용량을 산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기존 허가된 동물용 항생제에 대해서도 최신 과학 수준에 맞춘 안전성 및 유효성 재평가(수산 32종 136 제품 등)를 통해 효과성을 확인하고 사용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반려동물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반려동물용 항생제 신중 사용을 위한 보호자 대상 교육 콘텐츠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감염병 발생 자체를 줄여 항생제 사용 필요성 낮출 계획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자체 주도의 감염관리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지원한다.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 활동도 대책에 추가됐다. 국가예방접종 실시에 따른 집단면역 형성으로 예방효과 증대를 통해 항생제 사용감소를 유도할 계획이다. 축산 분야에서 돼지 유행성 설사병 등 소모성 질병에 대한 백신 사용 지침 제공 및 개발지원을 확대해, 질병발생 감소를 통해 농가의 항생제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노후화된 가축시설은 가축질병 예방과 차단관리 측면에서 불리하므로 축산농가의 축사시설 현대화 지원(100개소)을 통해 축산농가 자체 방역 역량을 향상해 호흡기 등 질병발생 예방을 강화한다. '유기·무항생제 축산물·수산물 인증'과 '수산물의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농가를 확대(850개소)해 농어업 종사자 스스로 항생제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분산된 항생제 내성 정보를 통합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대응 역량을 확보한다.

항생제 내성은 사람, 동물, 식물, 식품, 환경이 상호 연계돼 영향을 주므로 인체와 비인체 분야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감시·분석해 매년 제공함으로써 활용을 극대화하는 등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한다.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를 양·오리 등 기타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작물 생산에 사용하는 농약(항생제 포함) 판매기록 관리도 처음으로 수행한다. 환경 분야에서는 하수처리장 및 전국 하천 등에서의 내성균 배출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내성균의 발생 추이를 예측하고 감염균별·감염증별 항생제 처방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한다.

국가 및 국제 사회와의 거버넌스를 공고히 하고 국민과 전문가 인식 개선을 통한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부처 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제3차 관리대책의 이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기 위해 항생제 내성 범부처 실무협의체와 전문위원회를 정례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