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식욕억제제, 2030 여성층 의존 심화…처방 '최다'
장종태 의원 "목적에 맞게 처방되고 있는지 점검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근 '꿈의 비만약'으로 관심을 받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주사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앞서 이미 시중에 유통되던 마약류 식욕억제제 또한 2030 여성들에게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마약류로 위고비나 마운자로 못지않게 단기간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의존성과 내성이 쉽게 생겨 장기간 복용했을 때 우울감, 불면, 심장 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목적에 맞게 처방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받은 '마약류 의약품 처방 현황'에 따르면 식욕억제제 처방 환자 수는 전체적으로 해마다 줄고 있지만 1인당 처방량은 줄지 않는 데다 2030 젊은 여성층의 의존 현상이 관측됐다.
지난해 20대 여성 식욕억제제 처방 환자는 13만 3135명으로 전년(14만 9041명) 대비 약 10%가량 감소했으며 30대 여성 역시 2023년 25만 3075명에서 2024년 23만 6481명으로 6%가량 줄었다.
그런데 지난해 30대 여성의 1인당 처방량은 255.6정으로 지난 2023년과 동일한 데다 모든 성별과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기록됐다. 한번 식욕억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들의 복용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 허가된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이 있다. 이런 약들은 모두 뇌의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나 동시에 의존성, 내성, 정신신경계 부작용 위험이 높아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됐다.
식약처는 지난 2020년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4주 이내 단기 처방 원칙, 최대 3개월 이내 사용, 다른 마약류 식욕억제제와의 병용 금지 등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권고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식약처는 이른바 식욕억제제 '처방 성지'로 알려진 의료기관, 처방량 상위 의료기관 등 과다 처방이 우려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지속 점검해 왔다. 최근에는 청소년과 다이어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한 불법 구매 시도도 확인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처방 환자가 소폭 줄었다고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며, 오히려 1인당 처방량이 그대로라는 것은 한번 시작된 의존성을 끊기가 매우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마약류 의약품 처방 가이드라인 강화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오남용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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