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다리 부종과 파행…강아지 '관절 천자'로 밝혀진 질병은
본동물의료센터 반려견 면역매개성 관절염 증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강아지가 뚜렷한 외상 없이도 계속 절뚝거린다면 단순한 관절 통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문가 소견이 제시됐다.
최근 3개월 넘게 뒷다리 불편을 호소한 반려견이 '원발성 면역매개성 다발성 관절염(IMPA)'으로 진단돼 회복에 성공했다고 본동물의료센터가 밝혔다.
26일 안양 24시 본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6살 수컷 믹스견 '보니(가명)'가 3개월 이상 앉았다가 일어날 때 우측 뒷다리를 불편해하는 증상을 보여 내원했다. 보니는 기존에 여러 동물병원을 방문해 방사선과 MRI 검사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진통소염제로 버텨왔다. 일시적 호전은 있었지만 완치되지 않았다. 내원 며칠 전부터는 양측 뒷다리 발목 주변에 알 수 없는 부종까지 발생해 보호자의 불안감은 커졌다.
내원 당시 보니의 식욕과 활력은 정상이었고 외관상 뚜렷한 통증 반응도 없었다. 다만 양측 후지 관절 부위에서 경미한 부종이 확인됐다. 혈액검사에서는 염증을 나타내는 CRP 수치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에 병원 측은 2개월간 추적 관찰 후 보다 명확한 진단을 위해' 관절 천자(관절액 채취 검사)'를 결정했다.
검사는 우측 무릎과 좌측 발목 관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관절액의 점도 저하와 함께 호중구가 90% 이상 검출되는 화농성 관절염 소견이 확인됐다. 추가적인 감염성 요인이나 전신 질환은 배제됐다. 보니는 최종적으로 '원발성 면역매개성 다발성 관절염(IMPA)'으로 확진됐다.
'IMPA(Immune-Mediated Polyarthritis)'는 강아지의 여러 관절에 면역세포, 주로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뚜렷한 외상 없이도 파행, 경직, 고열, 식욕부진 등이 나타난다. 사람의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진행된다. 감별을 위해 관절액 검사와 함께 전신 감염 및 류머티즘성 질환과의 구분이 필요하다.
보니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병용한 치료를 시작했다. 투약 2주 만에 관절 부종과 파행 증상이 모두 사라지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현재는 스테로이드를 점차 감량하는 유지 요법 중이며 증상 재발 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강승우 안양 본동물의료센터 내과 과장은 "외상없이 걸음이 불편하거나 원인 모를 관절 부종이 반복된다면 면역매개성 관절염과 같은 내과적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본원은 관절천자와 같은 고난도 진단부터 면역억제제 처방, 24시간 중환자 대응까지 가능한 2차 동물병원으로서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 본동물의료센터는 중증 질환 환자를 위한 24시간 진료 체계와 호흡마취 기반의 안전한 시술 환경을 갖췄다. 새벽에도 의료진이 상주하며 아픈 반려동물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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