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화상 입는다"…여름 자외선, 각막 손상 주의보

눈부심·이물감·눈물 흘림 반복되면 광각막염 의심해야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 "어린이, 성인보다 자외선에 더 취약"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세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에도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각막 상피가 화상을 입는 '광각막염'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인 만큼, 자외선(UV) 차단과 보호 장비 착용이 중요하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피부가 타거나 벗겨지듯, 눈도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화상을 입는다. 자외선은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혀 통증을 유발하는 '광각막염'을 일으킨다. 여름은 자외선 지수가 높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로, 광각막염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고위험 시간대로 분류된다

자외선은 반사광 효과를 통해서도 눈을 손상한다. 해변에서는 마른 모래, 바닷물, 물결 표면이 자외선을 강하게 반사하는데, 마른 모래는 자외선을 최대 25%, 바닷물은 최대 30%까지 반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눈은 직접적인 자외선뿐 아니라 반사된 자외선에도 이중으로 노출된다.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 김주연 센터장은 "해변에서는 강한 자외선과 반사광 효과가 있음에도 많은 사람이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거나 UV 차단 기능이 없는 렌즈를 착용한다"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선글라스는 동공을 확대해 오히려 자외선 노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눈이 더 민감하고 보호 본능이 부족해 광각막염에 더 쉽게 노출된다. 각막과 수정체가 성인보다 더 투명해 자외선이 망막까지 도달할 위험이 높고, 선글라스나 모자 착용 습관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호자는 아이들에게 UV400 이상 차단되는 어린이용 선글라스를 착용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광각막염은 자외선에 노출된 직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대개 6~12시간 후에 통증이나 이물감 같은 불편함이 생긴다. 눈부심, 눈물 과다,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증상도 함께 동반된다. 증상이 반나절 이상 지나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휴가를 다녀온 뒤에서야 자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어린이가 '눈이 아프다' '눈이 따갑다'는 표현을 반복할 경우 광각막염일 수 있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주연 센터장은 "광각막염은 대부분 24~72시간 이내에 회복되지만, 증상이 악화하면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 진통제 등을 처방한다"며 "광각막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 지수가 강한 시간대를 피해 활동하고, 어른보다 눈 자체가 연약한 아이들은 보호자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보호안경 없이 용접할 경우, 락스 사용 등 일상적인 행동에 의해 광각막염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며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는 짙은 색상보다 UV 차단 기능 유무가 더 중요하며, 용접과 스키 등 특수 환경에서는 보호장비가 필수다. 렌즈 착용자나 어린이의 경우 광각막염 예방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