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워싱턴 선언, 필요 수준에 크게 못 미쳐…美전술핵 재배치해야"

'더힐'에 기고문…"워싱턴 선언, 北노력 늦추지 못하고 동북아 긴장고조 지속"

[편집자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23.4.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았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이 북핵 위협 대응 등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워싱턴 선언이 한국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바이든의 미지근한 핵 억제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점증하고 있는 북핵 위협이른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워싱턴 선언은 "아쉽게도 필요한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그 선언의 신중한 조치는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며, 동북아의 긴장은 거의 확실히 계속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은 차관보급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국형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더 이상 북한이나 중국에 맞서 미국의 핵 확장억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증대되는 두려움이 반영된 한국 여론은 점점 더 독자적인 핵 프로그램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선언에 구체화된 중국과 북한의 증대되는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바이든의 대응은 이같은 한국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의 호전성에 맞서려는 미국의 가장 분명한 새로운 약속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을 때때로 한국 기항을 재개할 것이라는 것"이라며 "익명의 미 당국자들은 항공모함과 폭격기 등의 정기적 방문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예상 밖의 사고를 하는 이상한 지도부이기 때문에 때로 무기를 전개하는 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니더라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총비서와 시 주석 모두 미국이 막대한 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한국민과 마찬가지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오늘날 미 지도부를 매우 얕잡아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국과 남북한은 한미 양국의 국익이 위협받을 때 단호하게 행동할 미국의 결의와 의지가 부족하다고 인식한다"며 "만약 그렇다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과 한미 간 군사관계 강화에 대한 워싱턴 선언의 수사는 단지 말로만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 전술핵무기의 무기한 한반도 재배치를 제안했다.

그는 "이 무기들은 미국의 단독 통제 하에 있으며, 주한미군 및 한국 동료들의 방어를 즉각적으로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같이 갑시다' 구호는 전장 핵 능력이 뒷받침될 때 한미연합군의 오랜 슬로건 이상이 될 것이며, 이는 잠수함 기항보다 더 피부에 와닿는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술핵 배치는 확장억제 강화, 핵 기획 논의 및 북한 확산위협 관리를 담당하는 NCG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책임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NCG가 기존 (한미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독자적인 한국의 핵 능력 문제는 한반도에 미 전술핵무기 재배치 문제와 정치적·군사적으로 분리돼 있지만, 그럼에도 핵무기 재배치는 한국이 핵무기 국가가 되는 것의 의미를 한미 양국이 충분히 평가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핵 자산의 한반도 배치는 한국의 별도 프로그램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불가피한 상태가 되게 하진 않는다"며 "이는 북한과 중국이 계속해서 (한국의 핵무장 여부를) 추측하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핵 위협이 "처음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에 너무 빨랐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며 "우리는 지금 모두 위선 때문에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gayunlove@news1.kr

많이 본 뉴스

  1. "이선균 수갑 보여" 예언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적중
  2. "강형욱, 배변봉투에 스팸 6개 담아 명절선물" 퇴사자 폭로
  3. 정준영, 의식 잃은 여성 집단 성폭행…"가장 웃긴 밤" 조롱도
  4. "부적절한 관계로 시작해 6년" 의원이 재판서 밝힌 까닭
  5. 계곡살인 이은해 "돈 때문에 사람 죽이는 악녀아냐" 옥중 편지
  6. 뺑소니 1시간 만에 '김호중 옷' 갈아입은 매니저…CCTV 찍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