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이번 전당대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다. 그동안 당권 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며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선두를 달렸지만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대출 탕감' 정책 방안에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의 저출산위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을 수용하지 않고 해임함으로써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나 전 의원 공격도 이어졌다.
결국 대통령실이 저출산위 부위원장직뿐 아니라 기후대사직 사임을 결정하자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나 전 의원 공격도 이어졌다.
이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반박하고 나서면서 대통령실 간 갈등은 더욱 커지자 나 전 의원은 사과 입장을 밝혔다.
낮아진 지지율도 불출마로 결심을 굳힌 이유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선 김기현 의원이 선두를 차지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나란히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22~23일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에게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은 결과, 김기현 의원이 25.4%, 안철수 의원 22.3%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고, 나경원 전 의원은 16.9%였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나 전 의원의 출마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는 당권주자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우선 나 전 의원의 출마 포기로 친윤(親尹) 대 비윤(非尹)의 대결 구도가 고착화하면서 전대 판세가 양강 체제로 짜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안 의원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김기현 의원과의 양자 대결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YTN 조사에서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에서 지지층의 49.8%는 안철수 의원을, 39.4%는 김기현 의원을 지지한다고 대답해 오차범위 밖에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하면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에게 표심이 결집될 수 있어 김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리던 안 의원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