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났나요" 한밤 섬광·폭발음에 강릉 주민 밤새 불안
-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현무-Ⅱ' 낙탄에 "폭탄 떨어졌나, 사격훈련하나" 잠설쳐
소방·강릉시에 각 10여건 민원…SNS에도 관련 사진·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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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지역 주민들이 밤사이 느닷없는 섬광과 폭발음으로 밤새 불안감에 떠는 소동이 벌어졌다.
5일 지역주민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쯤부터 2시간가량 강릉 남부지역 공군 부대 인근에서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굉음이 들렸다.
강한 빛줄기와 함께 큰 화염도 목격됐다.
강릉 입암동에 거주하는 김모씨(66·여)는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굉음이 수 차례 들렸다"며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강릉시 노암동에 거주하는 박모씨(53)도 "갑자기 사격 소리 비슷한 것이 들리더니 큰 폭발음 같은 것이 들렸다"며 "포탄 같은 것이 도심에 떨어진 줄 알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섬광과 폭발음이 발생한 곳은 강릉 월호평동 인근의 한 공군부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소방서에도 화재신고와 폭발 관련 민원 전화가 쇄도했다.
대부분 "폭발사고가 났느냐", "비행기가 떨어졌느냐" 등의 문의전화였다.
강릉소방서는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하다가 군부대 측으로 훈련 중이라는 답변이 와 귀소하기도 했다.
강원도 소방당국에 따르면 밤사이 이 같은 신고 전화는 12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시에도 밤사이 10여건 정도 민원 전화가 쇄도해 상황을 알 리 없는 공무원들이 대응에 애를 먹었다.
지역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도 이 같은 영상과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와 수 백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공군18전투비행단 관계자는 인명피해와 부대 내부 피해 규모를 묻는 <뉴스1>의 질문에 "공식 대응 창구는 합동참모본부"라며 말을 아꼈다.
이 같은 소동은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하던 중 발생한 낙탄으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가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며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하고 추가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현시했다"고 5일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사격에서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에이태큼스'(ATACMS)를 2발씩 총 4발 쐈다.
군 관계자는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대응사격 중 우리 측 '현무-Ⅱ'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으로 낙탄했다"며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으며, 정확한 원인은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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