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보다 PS 정상 등판이 우선…안우진 대기록, 내년 기약하나
-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역대 한 시즌 최다 삼진 -13…두 경기 등판 시 달성 유력
홍원기 감독 "부상 전조 있어 두 경기 등판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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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탈삼진 대기록 달성은 올 시즌 이뤄질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할 확률이 높다.
지난 2018년 프로 데뷔한 안우진은 시즌을 치를수록 성장을 거듭했고, 올 시즌 완성형 선발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 중이다. 다승 3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올라 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22번으로 리그 1위고 소화 이닝도 183이닝으로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에 불과 ⅓이닝 뒤진 2위에 올라있다. 리그 최정상급 성적이다.
무엇보다 탈삼진 능력이 압도적이다. 212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9이닝 당 탈삼진이 무려 10.43개다. 2위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182개)에 큰 차이로 앞서 있다. 2012년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200탈삼진을 기록한 토종 투수가 됐다. 사실상 탈삼진왕을 예약한 상태다.
여기에 안우진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에 도전 중이다. 역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은 지난해 최우수 선수(MVP)를 수상한 아리엘 미란다가 보유한 225개다. 안우진은 이 기록에 13개 만을 남겨두고 있다.
키움은 현재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9일과 30일 선두 SSG 랜더스와 2연전을 치른 뒤 10월6일 한화 이글스, 10월8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끝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한다. 일정상 안우진은 두 차례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두 번 선발 등판이 이뤄지면 탈삼진 신기록을 쓰는 덴 무리가 없다.
관건은 몸상태다. 올 시즌 쉼 없이 달려온 안우진은 시즌 말미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9월에 두드러진다.
안우진은 9월 등판한 4경기에서 한 차례만 7이닝을 소화했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6이닝 2회, 5이닝 1회를 막았다. 8월(5번 선발 등판-7이닝 4번·8이닝 1번)과 비교해 힘이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령탑도 이 부분을 우려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힘이 부친 것이 보인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게 우선"이라며 "탈삼진 기록을 세워도 부상을 당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안우진은 아직 어린 선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엄청난 활약을 펼친 미란다도 어깨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1경기 등판에 그쳤고, 부상 여파가 올 시즌까지 이어져 3경기 등판 후 방출됐다.
현재 3위에 올라있는 키움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안우진은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남은 정규 시즌에 무리해서 기용했다가 자칫 포스트시즌에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그것만큼 큰 손해가 없다.
현실적으로 남은 4경기 중 한 경기에만 나서고 가을 야구를 준비하는 게 안우진이나 팀 모두에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키움도 안우진을 SSG와 경기에만 내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
1999년생 안우진은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앞으로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갈 투수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기에 욕심이 날 수 있지만 좀 더 멀리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회는 올해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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