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왕 서거] 레이디 가가부터 고르바초프까지…역사에 남을 '만남'
-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96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73세 찰스 3세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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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부터 미국의 유명 팝스타 레이디 가가까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역사에 남을 많은 만남을 가졌다.
현지시간으로 8일 96세 고령의 나이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재임 기간 전 세계의 주요 정치 및 예술 인사들을 만났다. 이들 가운데는 세계인들이 경멸하는 독재자도 있었고 세계적으로 칭송받는 인물도 존재했다. 그러나 그는 상대가 누구든 공손한 태도로 침착하게 인사를 건넸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현대사의 산증인'으로 평가 받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재임 기간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까지 14명의 미국 대통령을 만났고 윈스턴 처칠부터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까지 16명의 총리들과 호흡했다.
그러나 여왕이 항상 존경받는 인물들과 마주한 것은 아니다.
2012년 전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사령관을 지낸 마틴 맥기니스와의 악수는 역사적으로 회자된다. 여왕의 사촌인 루이스 마운트배튼 경은 지난 1979년 IRA에 의해 암살당했는데, 당시 최고위 지휘관을 지내던 인물이 맥기니스였다.
당시 만남에서 맥기니스가 "잘 지내셨나요"라고 묻자 엘리자베스 여왕은 "감사하다.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재치 있게 답해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여왕은 32년간 자이르(현 콩고)를 철권통치 했던 모부투 세세 세코 전 대통령과 1973년에 만났고 짐바브웨를 40년 가까이 통치한 로버트 무가베와 1994년에 마주했다.
1978년 영국을 방문한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을 피하고자 버킹엄 궁 정원에 숨어 반려견을 산책시킨 일화 역시 유명하다. 21년간 루마니아를 집권한 차우셰스쿠는 민주화 혁명으로 1989년 처형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와도 만남을 가졌다. 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은 배우 마릴린 먼로(1956년 만남)부터 희극 배우 찰리 채플린(1952년), '마이 웨이'를 부른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1958년), 마돈나(2002년)와 레이디 가가(2009년)에 이르기까지 세계 정상에 선 스타들과 만났다.
여왕이 2005년 버킹엄궁에서 열린 파티에서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평가받는 에릭 클랩튼에게 "오래 연주했나요"라고 묻자 당시 59세였던 클랩튼은 "이제 45년이 됐을걸요"라고 답한 일화도 전해진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96세로 서거했다. 영국 버킹엄 궁전은 성명을 통해 "여왕은 오늘 오후 밸모럴 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여왕의 서거로 사후 공식 계획인 '런던 다리 작전'이 개시됐다. 영국은 앞으로 열흘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애도하며 10일째 되는 날 국장을 치른다.
찰스 3세는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후계자'에서 만 73세로 왕위를 이어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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