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위기에 南 '핵무장 논의'·北 '무기시험 재개' 가능성-NYT
-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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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은 다른 이유이긴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NYT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적 지렛대를 더 얻기 위해 무기 시험을 재개해야 할 때라고 결정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 안보 전문가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 원장은 "우크라이나 위기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이든 심지어 핵실험이든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군사적 동맹으로서 미국에 의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로 볼 것이라고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진단했다.
이 교수는 미국 지도력의 실패는 심지어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중의 지지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의 핵무기가 고도화되고 중국이 역내에서 더욱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 속에서 철군했을 때 이빨 빠진 호랑이 같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련이 해체됐을 때 우크라이나는 안전 보장을 받는 대가로, 자국 내에서 있는 소련 핵무기를 포기한 바 있다.
NYT는 한국의 온라인 채팅방에선 우크라이나 침공이 분단된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토론으로 뜨겁다면서 몇몇 사람들은 미국의 약한 대응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결심을 더욱 굳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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