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만 위암 유발하는 것 아니다…위 속 미생물도 ‘주범’

연세대 연구팀, 동물실험에서 위 질환 원인미생물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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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강내 미생물군집 이식에 따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모식도(연세대 의대 이용찬 교수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위암 진행 과정에서 헬리코박터뿐만 아니라 다른 미생물도 크게 관여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 이용찬·남기택·김지현 교수 연구팀이 경상국립대 권순경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 질환환자의 위강내 미생물에 의한 마우스에서의 위 질환 유도에 성공했다.

이는 사람과 유사한 위강 미생물 환경을 보유한 새 동물모델을 구축,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인체 위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귀중한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사람의 위 조직 혹은 위액을 토대로 위강내 전체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해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얻는데 성공했다.



장상피화생(만성위염이 진행돼 위 상피조직이 장 점막처럼 변화된 것) 또는 위암이 있는 환자의 위강 내 미생물군집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 위 점막에서 염증과 전암 병소인 장상피화생이 높은 비율로 관찰됐다.

또, 공동연구팀이 1년정도를 장기추적한 결과 이들 무균마우스에서 높은 비율로 전암성 병변인 이형성이 진행된 현상이 나타났다.

공동연구팀은 더 나아가 병변 유발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추적하고자 사람과 마우스의 미생물군집 정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체 미생물군집이 마우스에 선택적으로 정착하며, 이식 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 헤모필루스, 게멜라, 베일로넬라 속 세균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반면 아커만시아와 박테로이즈 속 세균은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헬리코박터는 환자의 위에 높은 비율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헬리코박터 뿐만 아니라 위 속 다른 미생물도 위암 등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찬 교수는 “우리나라의 높은 위암 발병률을 고려할 때 이번에 구축된 마우스 모델이 위 질환 원인 미생물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 연구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거트’ 8월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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