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가 日 아베노믹스 병폐를 치유하고 있다"
- (서울=뉴스1) 박병우 기자
롬바르드 "기존 엔 약세 정책, 소득분배 악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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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의 잇단 실패를 엔화 강세가 치유해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30일 롬바르드에 따르면 아베노믹스는 만성적 소비·소득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경제의 고질병을 물가 상승(←엔화약세)이라는 잘못된 방향을 잡고 출발했다.
엔화 가치 절하는 가계의 소득을 이미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전시킨다. 일본에 필요한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흐름을 유도한 것이다. 결국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의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달러당 엔화가치는 1년전 125엔 바닥에서 100엔 초반까지 올라와 있다. 지난 2014년 중간부터 시작됐던 2차 엔화 약세폭의 1/4을 씼어낸 것이다. 물론 엔화 상승은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기업이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더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글로벌 경제와 자신감은 멈칫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엔화당 달러가치가 1/5 가량 하락한 가운데 일본의 5월 수출물가는 엔화기준 '단지' 11% 하락했다. 기업마진이 훼손되긴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두고 일본 경제에 반드시 나쁘다고만 볼 필요는 없다. 엔화 절하가 소득분배 문제를 악화시켰다면 엔화 강세는 소득을 가계쪽으로 조금이라도 옮기며 분배 문제를 개선시킬 수 있다.
작동방법의 출발은 역설적으로 아베와 구로다의 목표 즉 물가 상승과 반대인 물가하락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제로이하로 내려가고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제로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이는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의 평균 고용증가율 0.5%와 고령화 현상속에서 지난 3년간 실업률은 4.25%에서 3.75%로 하락했다. 마침내 임금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1분기중 소비지출이 꿈틀거렸다.
롬바르드의 찰스 듀마 연구원은 "그러나 일본은행의 구로다 총재가 기존의 정책을 고집한다면 이같은 개선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일본은행의 보유국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떨어졌으나 미국 금리도 하락, 금리격차가 좁혀졌다. 이는 기대할 만한 정책 수단인 엔화 상승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듀마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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