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학이냐"…美코넬대 학생들 '집단성폭행 은폐' 항의시위

수백명 캠퍼스 행진하며 가해자 퇴학·총장 퇴진 등 요구
시위대 "개인 아닌 시스템 문제…생존자와 함께할 것"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에서 열린 '생존자를 위한 정의' 집회 중 한 시위 참가자가 교내 탑을 배경으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10.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범수 기자 = 집단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에서 학생 수백 명이 가해자 퇴학과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학생과 교직원, 지역 활동가 수백 명이 캠퍼스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후에 1000명이 넘는 인파가 광장에 모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 "우리는 생존자들과 함께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2년 전 코넬대가 사건을 처리한 과정에 대한 외부 조사를 촉구했다. 총장과 다른 보직자들의 사퇴도 요구했다. 시위대는 학교 정책이 이른바 '강간 문화'를 지속시켰다고 비판했다.

시위에 참여한 코넬대 4학년 허드슨 아타스는 WP에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마음과 대학 당국을 향한 압도적인 분노가 느껴진다"며 "이번 사건은 개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집회에 앞서 이날 새벽에는 코넬대 대학 본부 유리문이 신원미상의 활동가들에 의해 깨지는 일도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집단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미국 뉴욕 코넬대에서 학생 수백 명이 대학의 부실 대응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여해 행진하고 있다. 2026.10.5 ⓒ AFP=뉴스1

이번 사태는 한 여학생이 지난 2024년 마약을 투여당한 상태에서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회원 7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며 촉발됐다.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몇 주 뒤 학내 경찰에 성폭행 의혹을 신고했다. 이에 따라 자체 조사가 진행됐지만 수사 자료를 넘겨받은 지역 검찰은 남성들을 기소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 여성의 핵심 진술이 누락된 채 수사 자료가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드러나는 등 대학 측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사건은 지난달 피해 여성이 다시 민사소송에 나서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지난주 뉴욕주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재수사를 지시했다. 호컬 주지사는 당초 지역 수사당국이 사건을 처리한 방식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7명 가운데는 이씨 성의 한국계 학생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입수한 코넬대 수사자료를 인용해 7명의 남성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7명 중 2명은 퇴학, 2명은 정학, 1명은 3년간 캠퍼스 출입 금지 처분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2명은 접촉금지 명령과 교육프로그램 이수, 반성문 등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mag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