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건설비, 美걸프의 2배 이상"…韓 투자 경제성 논란

'540억달러 투입' 트럼프 발표에 한국은 "결정 안 됐다"
전문가들 "공급 안정성 대가로 프리미엄 지불할지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10.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 가운데 540억 달러(약 73조65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건설비용이 미 걸프 연안의 유사 사업보다 2배 이상 많아 경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의 주도 개발사 글렌파른그룹은 연간 생산능력 2000만 톤 규모인 이 프로젝트에 총 445억~545억 달러(약 60조6900억~74조33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연간 LNG 생산능력 100만 톤(MTPA)당 투자비로 환산하면 약 22억~27억 달러(약 3조~3조6800억원)에 해당한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제안된 LNG 수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승인된 미국 내 LNG 프로젝트들의 건설비는 대체로 연간 생산능력 100만 톤당 10억 달러(약 1조3600억원) 이하에 그쳤다.

미 LNG 기업 셰니어에너지의 코퍼스크리스티 3단계 확장 사업은 연간 생산능력 1050만 톤을 추가하는 데 약 80억 달러가 들어 생산능력 100만 톤당 약 7억6000만 달러 수준이다.

벤처글로벌의 플라크마인스 LNG 역시 연간 2000만 톤 규모에 약 210억 달러가 투입됐다.

넥스트디케이드의 리오그란데 LNG와 우드사이드에너지의 루이지애나 LNG도 100만 톤당 약 10억 달러 수준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의 비용이 다른 곳보다 많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천연가스 산지와 수출항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 걸프 연안의 LNG 터미널들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생산한 셰일가스를 공급받기 위해 광범위한 파이프라인망을 활용하고 있다.

반면 알래스카 LNG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니키스키 LNG 터미널까지 약 800마일(1287㎞)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파이프라인 건설비만 132억~169억 달러(약 18조~23조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노스슬로프에서 가스를 처리하기 위한 대규모 시설을 짓는 데 77억~92억 달러(약 10조5000억~12조5000억원), 액화 터미널에는 236억~284억 달러(약 32조1800억~38조7300억원)가 각각 필요하다.

반면 알래스카 LNG 측은 아시아 시장과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출발한 LNG가 미 걸프 연안에서 출발하는 화물보다 한국·일본·대만 등 주요 아시아 수입국에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어 운송비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에너지 컨설팅업체 포텐앤드파트너스의 제이슨 피어 비즈니스인텔리전스 책임자는 "문제는 아시아 구매자들이 공급 안정성을 대가로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그렇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래피던에너지그룹의 알렉스 먼턴 글로벌 가스·LNG 연구책임자도 알래스카 LNG가 "투자에 필요한 상업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트데일리애널리틱스의 잭 웨이셀은 "아시아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가스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인근 캐나다 LNG 프로젝트들이 알래스카 LNG보다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국의 2000억 달러(약 273조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540억 달러를 알래스카 LNG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사업의 상업적 타당성을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