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유럽에 경유 비축분 방출 압박(종합)

로이터 "미, 유럽에 6개월간 1.2억 배럴 공급 요구"
프랑스·독일이 응하지 않으면 미국산 경유 수출 제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 비상 경유 비축분 방출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 등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을 제한하는 초강수까지 시사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일제히 유럽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조처를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경유 수출을 제한할 경우 경윳값은 낮출 수 있으나 자칫 휘발윳값이 오를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같은 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 고위 각료들도 가세해 유럽에 경유 비축분 방출을 촉구했다.

그리어 USTR 대표는 밀워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통상장관회의 기간 중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가 비축분을 쌓아두고 있다"며 "유럽이 가격 급등을 겪고 있다면 이 비축분을 방출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측 통상 당국자와의 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도 상황을 도울 수 있으며 나는 그들이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지금은 수확기와 겨울철 난방유 시즌을 앞두고 비축유를 공동으로 방출해 시장에 경유를 더 공급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행정부가 특히 독일과 프랑스를 겨냥해 비상 경유 재고를 풀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앞으로 6개월 동안 경유 1억 2000만 배럴을 방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안보와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동맹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공동 대응 모드에 돌입했다.

EU 집행위원회와 독일·프랑스·이탈리아·아일랜드·영국 등이 긴급 통화를 실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뒤이어 EU 2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에너지 태스크포스(TF) 회의가 소집됐다.

유럽이 미국의 요구를 즉각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심하는 이유는 복합적인 공급 위기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이 제한된 데다 중동 지역의 분쟁으로 공급 차질까지 겹친 상황에서, 당장 비축유를 풀 경우 향후 위기 상황에서 사용할 안전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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