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알래스카 LNG 韓투자' 발표, 현실성·시장성 의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한국이 거리두기 하는 이유 있어"
글로벌 공급 과잉…전문가들도 경제성에 회의적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540억 달러(약 73조 6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가 경제성과 현실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은행가 출신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리엄 데닝은 1일(현지시간) 기고문에서 이번 발표가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행보라고 직격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프로젝트는 생명줄에 가깝지만, 실제 한국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고 데닝은 짚었다.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팩트시트조차 양국이 "상업적 타당성 충족을 전제로"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데닝은 한국이 대미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백악관에 외교적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실질적인 리스크는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성이라고 데닝은 지적했다. 알래스카 북부의 가스는 채굴 원가가 저렴하지만, 사용 가능한 항구까지 800마일(1287㎞)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새로 깔아야 하는 거대한 인프라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전 세계 LNG 시장은 2030년까지 현재 수요의 80%에 달하는 신규 물량이 쏟아지며 최악의 공급 과잉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라고 데닝은 분석했다.
캐나다 등의 경쟁 프로젝트들이 치고 나가는 판국에 알래스카산 가스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설령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해도 한국이 홀로 이 물량의 40%에 달하는 엄청난 양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는 향후 국내 수요 전망치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한국 단독으로는 소화 불가능한 규모라고 데닝은 진단했다.
앤소피 코르보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연구원은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의 반응에 관해 "나는 아직도 이 프로젝트가 경제적 관점에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일본에서 단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파키스탄이나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들 또한 태양광이나 원자력 등으로 눈을 돌리며 화물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추세다. 카타르의 공급 차질이 알래스카에는 기회가 될 수는 있지만, 각국이 장기적으로 LNG 자체를 덜 필요로 하게 된다면 그 기회는 제한적일 수 있다.
한때 미국산 LNG는 카타르와 호주 등 주요 공급국에 대한 의존을 줄여주는 대안이자 수급 불안에 대비하는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미국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에너지 공급을 외교·무역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수입국들이 미국산 에너지를 경계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데닝은 경고했다.
데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이 한국의 참여를 끌어내는 동력이 될 수 있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계약 체결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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