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개발사 사업 승인도 안했는데…트럼프 "韓, 알래스카 LNG 투자"
개발사, 사업 추진 미정…韓정부 "투자 여부·규모 안 정해져"
NYT "중간선거 앞 투자 발표 확대…경합 지역에 성과 부각"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투자 자금 540억 달러(약 74조원) 이상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투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사업을 주도하는 개발사는 아직 사업 추진 여부조차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한국이 미국 내 다양한 에너지 프로젝트에 최대 2000억 달러(약 272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대상에는 텍사스 발전시설과 원자력발전소 8기, 알래스카 LNG 시설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NYT는 이번 투자 계획에 포함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오랫동안 검토돼 온 사업이긴 하지만 아직 개발사 차원의 사업 추진 결정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젝트의 개발사인 글렌판그룹은 당초 올해 초까지 파이프라인 부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해당 시한을 넘겼다. 이후 프로젝트에 대한 알래스카주의 세제 혜택 방안도 주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자리에 동석한 글렌판그룹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는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즉시 착공할 수 있으며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3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로부터 약 2년 뒤 LNG 수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알래스카 LNG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약 800마일(1287㎞)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쪽으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비슷한 구상이 수십 년 동안 논의됐음에도 실제 사업 추진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 측 역시 알래스카 LNG 투자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이날 미국 발표에 대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 국내법 절차를 전제로 검토에 착수한다는 것"이라며 "투자 여부나 규모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이 실제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약 476조원)는 기존 규모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한국 정부는 각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토대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처럼 개발사와 한국 측 모두 아직 사업 추진과 투자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 지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제 정책 성과를 부각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알래스카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 공략하는 공화당 우세주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비당파 예비선거에서는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민주당 도전자 메리 펠톨라보다 적은 표를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에도 한 인도 기업이 150억달러 규모의 철강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이오와 역시 공화당이 상원의원 의석을 지키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지역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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