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미확정인데…트럼프 "韓, 알래스카 LNG 500억달러 투자" 못 박기(종합)

백악관, 중간선거 앞두고 '대미투자 2000억달러' 세부 내용 공식 발표
韓정부 확정은 텍사스발전소 220억 달러…원전8기도 미국 일방 공개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 위), 더그 버검 내무장관,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2026.09.30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최대 2000억 달러(약 270조 원)를 들여 텍사스에 6기가와트급 발전 시설 등을 건설한다"고 대미 투자 규모를 발표했다.

이날 대미투자에는 텍사스 엔시날 가스화력 발전소 건설은 물론 한국 정부가 국회에 미확정으로 보고한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특히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인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중간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표여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측이 공개한 대미투자는 △원전 8기 건설 1200억 달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500억 달러 △텍사스 엔시날 가스화력발전소 220억 달러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함께 한국의 대미투자를 발표하며 "오늘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텍사스에 6기가와트급 발전 시설을 건설하는데 대형 발전소로 보기 드문 규모"라며 "대형 원자력 발전소 8기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이날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대한 상세한 내용도 설명했다. 한국에서 미확정으로 보고된 알래스카 LNG 사업 관련해서는 완공 일정까지 공개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은 200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자금을 미국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들은 한국 정부가 전액 자금을 대고 비용을 부담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가장 큰 규모는 1200억 달러(약 162조 원) 규모의 초대형 원자력 발전소 8기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오하이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 미 전역에 원전이 건설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번째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약 67조 5000억 원) 조금 넘게 투자된다"며 "500억 달러 프로젝트는 알래스카의 놀라운 천연자원을 개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알래스카 북부 슬로프와 알래스카 남부의 LNG 수출 터미널을 연결하는 807마일(약 1300㎞) 길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은 알래스카 천연가스 사업을 통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가스를 약 1300㎞ 길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로 옮긴 뒤 액화해 아시아 등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스티브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완공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파이프라인은 3년이 걸릴 것이고, 자금이 조달되는 대로 즉시 착공할 수 있다"며 "3년 뒤에는 알래스카에 관로 가스가 공급되고, 아마 20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NG는 그로부터 대략 2년 뒤에 수출을 시작한다"며 "LNG 수출까지는 대략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대미 투자 사업은 텍사스에 220억 달러 이상 규모의 6.5기가와트급 가스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텍사스 엔시널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약 30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최근 국회 보고에서 이를 2000억 달러 전략투자의 첫 추진 사업으로 제시했다.

반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과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해 한국 정부는 사업의 수익성 때문에 미확정으로 국회에 보고해 이번 미국의 발표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현재까지 가장 구체화한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널에 건설하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뿐이다.

원전 관련해서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 6기와 한국형 APR1400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협의해 왔다.

산업부는 또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여부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관련 법률에 따라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