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불법 이민자 제3국 추방 재개 허용…트럼프 정책 힘 실려

지난해 제3국 추방 불법 이민자 2.5만명…멕시코·남수단 등으로

21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국경수비대가 불법 이민자 단속을 하고 있다. 2026.01.21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자들을 제3국으로 추방하는 조치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을 추진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신속 추방' 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법무부가 제3국 추방 정책을 불법으로 판단한 보스턴 연방법원 판결의 효력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본안 사건을 심리하는 동안 행정부는 제3국 추방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과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결정에는 진보 성향 대법관 3명 모두 반대했다. 대법원은 오는 12월 이 사건에 대한 변론을 열 예정이다.

앞서 브라이언 머피 판사는 국토안보부(DHS)의 제3국 추방 정책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민자들이 제3국에서 박해나 고문을 당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사전에 이를 제기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는 것은 적법절차와 관련 이민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었다.

이어 연방 제1순회항소법원도 지난 18일 보스턴 연방법원의 판결을 대부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일시 중단하면서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제3국 추방이 다시 가능해졌다.

인권단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제3국 추방 정책으로 지금까지 29개국에 2만5000명 이상이 추방됐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멕시코로 보내졌다. 우간다와 남수단, 적도기니, 라이베리아 등도 추방 대상국에 포함됐다.

제3국 추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추진하면서 도입한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으로 돌려보내기 어려운 이민자들을 이들의 출신국이 아닌 제3국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추방을 확대해왔다.

제임스 퍼시벌 국토안보부 법률고문은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들과 국경 개방을 주장하는 활동가들 모두에게 최악의 날"이라고 밝혔다.

반면 원고 측인 국가이민소송연맹의 트리나 레이물토 변호사는 대법원의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박해나 고문에 직면할 수 있는 제3국으로 이민자들을 다시 송환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추방 대상자들이 사전에 통보받거나 공포에 따른 보호 주장을 제기할 기회를 갖기 전에 비행기에 태워질 수 있다며 이번 결정이 당사자들에게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