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아니라 절친?"…트럼프·맘다니, 뉴욕시장 관저서 '브로맨스'

트럼프, 유엔총회 차 뉴욕 방문…그레이시 맨션서 3번째 회동
온화한 미소로 서로 바라봐…트럼프가 맘다니에게 속삭이기도

21일(현지시간) 뉴욕시 그레이시 맨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회동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강경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21일(현지시간) 뉴욕시장 관저인 그레이시 맨션에서 회동했다. 정치적 성향의 극심한 차이와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임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이례적인 친밀감을 과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념적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이자 맘다니 취임 이후 뉴욕에서의 첫 회동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를 전후해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 비난해 왔으나,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관저 잔디밭에 서서는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라며 각별한 소회를 밝혔다.

두 사람은 그레이시 맨션 계단을 내려오며 취재진 앞에서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다. 트럼프는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연단에 오르기 전 잠시 멈춰 서서 맘다니와 대화를 이어갔고, 한순간에는 맘다니 귓가에 무언가 속삭이기도 했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번 백악관 회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뉴욕으로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정상들의 연례 모임인 유엔 총회 관련 일정을 시작하며 이 초청에 응했다. 트럼프는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방송인으로서 명성을 얻었지만, 대통령 취임 후에는 그에 대한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고향 뉴욕을 좀처럼 찾지 않았다.

트럼프는 퀸스 지역에 오래 거주해 온 맘다니에게 관저로 이사하라고 건넸던 조언을 회상했다. "시장에 당선됐을 때 (관저로) 이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조금 호화스럽기도 하겠지만, 시장이라면 당연히 거기 살아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회동 내내 트럼프는 자신의 부동산 개발업자 시절을 강조하며 시정 현안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나는 주택 건설에 대해 잘 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저소득·중산층 주택을 지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건 내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맘다니 시장 역시 연방 예산 확보와 퀸스 철도 차량기지 부지의 1만 2000채 주택 건설 등 시정 현안 해결을 위해 트럼프의 부동산 전문성을 적극 활용했다. 맘다니 시장은 "대통령의 관심에 감사드린다. 그는 나라의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 도시에 수많은 주택을 직접 지어본 사람이기도 하다"고 트럼프를 추켜세웠다.

기자회견 말미, 트럼프는 떠날 시간을 알리는 참모의 안내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추가 질문을 받았다. 과거 선거전에서 서로를 "100% 공산주의 광인"과 "파시스트"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사이였다.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가 남아서 계속 질문을 받는 동안에도 바로 그의 곁에 서 있어 주었다.

한편,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민주당)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나에게는 초청할 그레이시 맨션이 없다"고 농담했다. 하지만 호컬 주지사는 맘다니처럼 트럼프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데다가 뉴욕주는 연방정부가 약속한 8700만 달러의 대테러·비상대응 예산 집행을 달라고 촉구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삐걱대는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