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폭격 재개 정보 입수"…트럼프 "조만간 큰일" 중동 긴장
트럼프, 이란 대응으로 군사행동·경제압박·합의 등 3가지 선택지 거론
이란 혁명수비대 "美 공격하면 역내 미군 기지·이익 모두 공격" 위협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란이 미국이 자국에 대한 폭격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면서 중동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관련해 "아주 큰 일이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라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폭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의 트레이 잉스트 기자에게 이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이란을 완전히 없애버리거나, 경제적으로 고사시키거나, 합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문제와 관련해 "결정하는 단계"라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매우 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인 설명 없이 주말 동안 머물 예정이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 방문을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돌아왔다. 미 국무부는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보안 경보도 발령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실제 공격에 나설 경우 강력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공격이 발생한다면 역내 모든 미국 기지와 이익은 어떠한 제한이나 고려도 없이 지속적이고 효과적이며 고통스러운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지도부는 보복 대상이 인도양에 배치된 미 해군 전력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부 걸프 국가들이 미국의 공격에 사실상 동의했다며 이들을 비난했다.
이란의 강경 발언은 전날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공격으로 중동의 긴장이 다시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후티는 리야드에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우디의 주요 석유 수출항인 홍해 연안 얀부도 공격 대상이 됐다.
미국은 후티를 이란의 대리세력으로 보고 있으며, 후티의 리야드 공격에는 이란의 승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의 직접적인 군사 지원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후티가 홍해를 마주 보는 예멘 서부의 전략적 항구들을 잇달아 장악하면서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후티의 세력 확대는 홍해와 아시아를 잇는 핵심 해상 교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티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 당국자들에게 홍해에서 사우디와 관련된 선박만 공격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 약속이면 미국의 핵심 이익이 보호되고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미국은 후티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후티는 미국과 전쟁을 벌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동에서 군사적 개입을 확대하는 데 신중한 배경에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방예산 압박과 탄약 재고 감소도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미국의 거듭된 폭격에도 후티의 세력 확대를 막지 못한 상황에서 전쟁 범위를 더 넓히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은 이번 주 뉴욕 유엔총회를 앞두고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이란과 예멘, 가자지구 문제 및 미국의 역내 안보 보장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뉴욕에서 만나는 것에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중재자를 통한 협상을 선호하고 있어 실제 회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 국무부는 전날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보안 경보를 발령하고 "안보 환경이 복잡하며 예측하지 못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란에서는 모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미국과의 평화를 위한 이란의 7가지 선결 조건을 거듭 제시했다. 여기에는 이란의 석유 항구에 대한 미국의 봉쇄 해제, 동결 자산 복원, 이란산 석유 수출 제재 해제 등이 포함된다.
레자이는 걸프 국가들을 향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주 오만 살랄라에서 걸프 국가들을 초청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새로운 승인 항로를 논의하려 했지만 사우디가 참석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allday3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