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 인상…공화당 '중간선거 악재' 현실화
美연준, 3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고물가·고금리 이중고
11월 선거 앞두고 트럼프 정부 책임론…트럼프 "당장 금리 내려"
- 이훈철 특파원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압박을 차단하기 위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불과 7주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의 정국 지형이 급격히 소용돌이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도 미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공화당의 선거 가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0.25%포인트(p) 올린 3.75~4.0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여 만의 금리 인상으로,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오래 지속돼 왔다. 이번 조치가 물가목표 2%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위원 18명 중 12명이 연내 추가 한 차례 인상을 예상했으며, 4명은 두 차례 인상을 각각 예상했다. 반면 동결을 예상한 위원은 2명에 그쳤다. 월가는 9월에 이어 12월, 내년 3월까지 최소 두 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CNN 등 주요 언론은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결정에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을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CNN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논의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변을 거부했으며 경제 지표가 좋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여름철 물가지표는 근원 물가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주지 못한다"고 말해 매파적 태도를 재확인했다.
이날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워시 의장이 정작 인하가 아닌 인상을 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워시 의장을 낮은 금리를 원해 발탁했으나 결과적으로 '역설적 인선'이 됐다고 짚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의 크리스토퍼 펠런 위원장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금리인상이 실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7주 앞두고 이번 금리 인상은 이미 식료품비, 휘발유 가격, 주거비 상승으로 경제적 고통을 겪어온 미국 유권자들에게 체감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들이 금리를 조정하게 되고 결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이자 등 유권자들의 실 생활비를 한층 더 끌어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워시 의장은 이날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연준이 석유 가격이든, 식료품 가격이든 개별 상품의 가격을 직접 통제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2·3차 효과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펀치볼뉴스는 이번 금리 결정에 대해 "선거 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라며 "신용카드·주택담보대출·자동차할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유권자 최대 관심사인 '생활비' 이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리 인상을 앞두고 이날 미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1갤런당 4.36달러, 경유는 사상 최고치인 6.26달러까지 치솟았다.
민주당은 이번 금리 인상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이란전쟁 정책이 자초한 결과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 등 접전지 공화당 의원들은 비공개회의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차지하고 있는 상원이 유권자 체감 이슈 대신 다른 법안 처리에 매달리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미국 기준금리는 1% 이하가 돼야 한다"며 "당장 금리를 내려라"고 반발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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