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도 인공지능 위험성 공감…규제방안·속도엔 여야 온도차

AI 속도조절론에…공화 "혁신 저해 안돼" vs 민주 "법제화 시급"
美백악관 "AI 안전 문제는 해결 가능…규제 요구 검토 중"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중간선거 전당대회 둘째 날 연설하고 있다. 2026.09.1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 의회 여야 지도부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두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인 규제 방안과 입법 시기를 두고는 이견을 드러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 정치권에서는 전날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AI 개발 속도조절론'를 계기로 AI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NBC에 출연해 "국익을 해치고 중국에 우위를 안겨줄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CNN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우리와 경쟁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유예 조치를 할 수 없다"며 "신기술을 책임감 있게 다루면서 미국의 혁신을 억누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 의장은 의회가 이미 AI 안전장치(가드레일)를 마련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기업이 AI 안전성 보장의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 틀을 마련하는 과정에 이들 기업도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번째 단계는 모든 테크 기업들과 회동을 갖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 및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이것이 다음 단계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의회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AI 규제의 주도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온 민주당은 존슨 의장의 이런 반응을 일제히 비판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하원이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존슨 의장의 느린 대처를 비판했다.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묻는 말에는 자세한 설명을 피하며 "복귀하는 이번 주에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미 의회의당에서 열린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2026.09.03. ⓒ AFP=뉴스1

민주당 잠룡의 한 명인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 역시 NBC에 "의회가 손을 놓고 있고 백악관이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미국 국민과 세계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제 불능 AI에 대한 킬 스위치"(긴급 정지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루빈 가예고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 역시 의회가 AI 규제를 두고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CNN에 지적했다. 그는 "규제를 강화하면 중국에 패배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며 "AI가 완전히 위험해지면 중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AI 관련 규제가 오는 15일 열리는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최우선 순위'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9월 회기 마지막 2주 일정을 휴회한 상황이다.

존슨 의장은 AI 규제를 논의하기 위해 휴회를 취소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의회가 규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이번 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백악관은 미중 AI 패권 경쟁 구도를 의식하면서도 정치권의 AI 규제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AI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기존 사이버 보안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들 역시 새로운 보호 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숀 케언크로스와 마이클 크라시오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 역시 이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둔벡 골프장을 찾아 기자들에게 "우리는 AI 분야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국가이며, 솔직히 말해 그 자리를 지키고 싶다"며 "있지도 않을 일을 들고나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일축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