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에 "러 정유시설 공격 멈춰라"…유가 급등에 제동
"경유 부족으로 전 세계 피해"…우크라에 다른 목표물 공격 주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공방 격화로 석유제품 공급 차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미국의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며 "러시아의 경유 공급을 파괴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목표물을 공격하게 하라. 하지만 경유는 공격하지 말라"며 "그가 경유 부족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석유제품 공급 부족은 중동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상황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 문제를 직접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격할 다른 목표물은 충분히 많다"며 "경유를 공격하지 말라. 그것이 전 세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국경에서 수백㎞ 떨어진 정유시설까지 장거리 드론을 동원해 잇따라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연료 공급과 에너지 수출 수입을 동시에 타격하려는 전략이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공격을 대폭 강화하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향해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벌이는 가운데 러시아도 기록적인 규모의 미사일 공격으로 맞서고 있다.
이날에도 러시아 드론 한 대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여객열차를 타격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특사들이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잇따라 방문해 종전 협상 재개를 모색했지만 양측의 군사적 충돌은 오히려 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분쟁까지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유가 상승은 미국 내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공격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한하라고 공개 요구한 것도 에너지 가격 급등이 미국 경제와 물가에 미칠 파장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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