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배 붙잡고 베링해 수일 표류…15세 소년 극적 구조

해안경비대 수색기에 발견…"기도로 버텼다"

미국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15세 소년 데릭 파커 아그나앙가(15)이 뒤집힌 소형 보트 위에서 수일간 표류한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vina.kulowiyi @Facebook)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15세 소년이 뒤집힌 소형 보트 위에서 수일간 표류한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해안경비대 등을 인용, 데릭 파커 아그나앙가(15)가 지난 7일 알래스카 베링해 세인트로렌스섬 인근에서 구조됐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그나앙가는 이달 4일 형 시드니 쿨로위이(35), 사촌과 함께 넙치를 잡기 위해 알래스카 사분가를 출발했다. 이들은 6일 오전 뭍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연락이 끊겼고, 마을 당국과 가족들은 알래스카주 경찰에 이들의 실종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짙은 안개 등 때문에 해안경비대의 본격적인 해상 수색은 7일 오전에야 시작됐다고 한다.

미 해안경비대는 7일 오전 HC-130 허큘리스 수송기로 세인트로렌스섬 동쪽 약 6.4㎞ 해상을 수색하던 중 뒤집힌 보트 위에 홀로 앉아 있는 아그나앙가를 발견했다. 해안경비대는 구명뗏목과 생존장비를 투하하고 인근에 있던 어선 '노스웨스트 익스플로러'에 구조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이 어선도 소년에게서 약 39마일(63㎞) 떨어져 있어 현장에 도착하는 데는 약 4시간이 걸렸다. 어선 선장 "소년이 구조대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약 1마일(1.6㎞)마다 경적을 울렸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긴 4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어선이 도착했을 당시 아그나앙가는 노란색 재킷을 입은 채 뒤집힌 선체 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해안경비대가 투하한 공기주입식 구명뗏목까지 헤엄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어선 선원들은 소년에게 밧줄을 던져 배 위로 구조한 뒤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감쌌다. 선장은 아그나앙가가 저체온증 상태였다고 전했다.

아그나앙가와 함께 배에 올랐던 형과 사촌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시신도 어선을 통해 수습했다.

NYT에 따르면 아그나앙가는 표류하는 동안 음식이나 물을 전혀 섭취하지 못했다. 어머니 비나 쿨로위이는 페이스북에 아들을 "생존자"라고 표현하며 "그는 기도로 살아남았다"고 적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