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소법원, 트럼프 '우편투표 요건 강화' 제동…"선거관리 州권한"

우편투표 강화 규정 시행 막은 하급심 가처분 명령 유지
"수백만명 투표권 박탈 가능성 높아…사기차단 이득은 미미"

지난 2020년 10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의 한 선거 관리 직원이 우편으로 받은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모습. 2020.10.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의 연방 항소법원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우편투표 요건 강화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연방 제1순회항소법원은 10일(현지시간) 하급심 법원이 내린 가처분 명령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명령으로 인해 미국 우정청(USPS)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강화된 우편투표 규정을 시행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미국 헌법에 따라 선거를 규제할 권한은 행정부가 아닌 주 정부와 의회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화된 우편투표 규정이 시행될 경우 "전국적으로 수백만 유권자의 투표권이 박탈될 가능성이 높으며, 유권자 사기 방지에는 미미한 이득만 있을 뿐"이라는 하급심 판결에 아무런 오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우편투표 규정 강화를 요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인디라 탈와니 보스턴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6월 소송을 제기한 민주당이 이끄는 23개 주와 워싱턴DC에서 해당 행정명령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원고 측이 소송을 제기했을 당시는 구체적인 시행규정이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는 이유로 지난달 24일 가처분 명령의 효력을 정지했다.

지난달 21일 USPS는 최종 우편투표 규정을 공개했다. 각 주는 USPS에 우편투표 용지를 받을 유권자 명단을 제공하고, 발송되는 투표용지와 유권자가 반송하는 투표용지의 모든 봉투에 고유 바코드가 부착되도록 했다. 또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투표용지나 제공된 명단에 없는 유권자와 관련된 투표용지의 배송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23개 주와 워싱턴DC의 민주당 소속 법무장관 및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USPS의 새 우편투표 규정 시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고, 탈와니 판사는 지난 4일 이를 받아들여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제1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연방대법원에 탈와니 판사의 가처분 명령 해제를 요청했다. 연방대법원은 아직 이 요청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