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美법원에 기소 기각 요청…"국제법상 국가원수는 형사면책"

검찰, 10월2일까지 답변서 내야…11월17일 관련 심리 예정
전문가들, 마두로 승소 어렵다 봐…"행정부 입장 존중 경향"

2026년 5월 1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브이자를 그리는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측이 지난 1월 미국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으로 체포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 공방에 본격 착수했다. 마두로의 변호인은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면을 통해, 주권 국가의 정상이란 외국 법정의 형사 기소로부터 면제되어야 한다는 국제법상의 원칙을 근거로 마약 밀반입 혐의 기소를 전면 기각해 달라고 요구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측은 미국 행정부가 2019년 이후 그의 대통령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현직 국가원수로서 수백 년간 보장된 절대적 면책 특권이 부정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이번 소송을 담당한 앨빈 헬러슈타인 연방 판사는 검찰 측에 오는 10월 2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으며, 기각 여부를 결정할 심문 기일을 오는 11월 17일로 잡았다. 만약 기각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마두로는 2027년 6월 1일 정식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그러나 법조계 전문가들은 마두로가 법원에서 승소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법원은 외교 및 국가원수 승인 문제에 있어 사법부의 독자적인 판단보다는 행정부의 입장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 파나마의 군사 통치자 마누엘 노리에가가 형사 면책 특권을 주장했을 때도 미국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전례가 있다.

한편 마두로가 체포되어 브루클린 연방 구치소에 수감된 사이, 베네수엘라 현지 정권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주도하에 미국과의 밀착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양국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의 약 5분의 1을 확보하는 파격적인 경제 협력 합의에 서명했으며, 카라카스 시내에서는 마두로의 벽화가 지워지는 등 정치적 입지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