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G20서 '트럼프 경제정책' 홍보 매진…동맹국은 '싸늘'

베선트 "美, AI 초강대국으로서 특별한 위치…함께 성장하자"
유럽 대표들 "이란 전쟁·유로화 매각으로 자국 경제 타격" 반발

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6.9.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홍보에 나섰지만, 유럽 국가들은 관세와 이란 전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래리 커들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제 상황을 극찬했다.

그는 "미국은 인공지능(AI) 초강대국이고 컴퓨팅 파워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에서 매우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규제·세제·에너지 정책의 공로를 언급하며 참가국들에 "우리와 함께 성장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이례적으로 은행과 암호화폐 분야를 포함한 자국 내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민관 협력 증진과 투자 활성화라는 명분을 들어 관료들과의 세션에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과 캐나다 등 미 동맹국의 대표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자국 경제에 타격을 줬다고 여러 차례 비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성장률이 유로존이나 캐나다의 두 배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올여름 이란 전쟁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가국 대표들은 특히 에너지 시장과 해운에 차질을 빚은 이란과의 전쟁, 캐나다와의 관세 갈등, 지난달 베선트 장관이 엔화 가치를 떠받치려 미국의 유로화 보유분을 매각하고 결과적으로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린 결정을 문제 삼았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는 캐나다와의 갈등 격화를 포함한 미국의 관세 갈등이 세계 무역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으며 "결국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 몇 달은 불확실성이 경제 성장에 독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란 전쟁, 미국과의 계속되는 관세 분쟁, 그리고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겪고 있는 것과 같은 경쟁 왜곡, 이 모든 것이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 총재는 미국이 엔화 매수 개입을 위해 사전 협의 없이 유로화를 매각한 점을 문제 삼으며, 미국 측이 이제는 유럽이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노골적인 갈등은 현재 격렬한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불거졌다.

베선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자신보다 13배 큰 상대와 티격태격할 수는 없다"며 캐나다를 깎아내렸다.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우리는 우리의 노동자들과 산업, 캐나다를 지킬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같은 풍경을 두고 코넬대 경제학자이자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담당국장을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미국의 강압적 전술에도 불구하고, G20 내 전통적인 미국 동맹국들조차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와 명백하고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