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편투표 개편 논란…"수백만명 투표 막힐 우려" 내부고발

바코드 하나만 불일치해도 수만장 우편투표 전체 거부하는 '무오류 정책'
민주당 "수백만 미국인 참정권 박탈할 시스템 설계" 비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우체국에 한 사람이 들어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개편 구상을 뒷받침할 미 우정공사(USPS)의 새 검증 시스템이 충분한 검증 없이 졸속 추진되면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 유권자의 투표용지가 제때 발송되지 못할 수 있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됐다.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코네티컷주)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의회 제출 문건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내부고발자는 우체국이 이른바 '무오류 정책'을 도입했다고 폭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따르면 우체국 직원이 대량의 우편투표물 가운데 일부를 표본으로 추출해 식별용 바코드를 스캔하고, 이를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된 발송 대상 명단과 대조한다. 이 과정에서 단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을 경우 해당 발송 단위 전체의 접수가 거부될 수 있다는 것이 내부고발자의 주장이다.

주 및 지방 선거 당국은 통상 수천~수만 장의 우편투표물을 묶어 대량으로 발송하기 때문에, 사소한 전산 오류나 명단 불일치 하나가 대규모 우편투표물의 발송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루멘탈 의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연방우체국이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의 참정권을 박탈하기 위한 시스템을 설계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우편투표 체계를 전면 개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서 비롯됐다.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주 및 지방 선거 관리 당국은 우체국이 구축한 온라인 포털에 우편투표 발송 대상 유권자 명단을 사전에 제출해야 하며, 우체국은 명단에 없는 대상에게는 투표용지 배송을 거부하게 된다.

백악관 로렌 비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연방정부는 안전하고 투명하며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체국 개편 계획은 이행하기에 충분히 직관적"이라고 반박했다.

우체국 대변인 역시 새 포털이 유권자 명부 제출을 위한 "단순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내부고발자가 제기한 '무오류 정책'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내부고발자에 따르면 새 온라인 포털은 수시로 변경되는 요구사항 속에 급조됐으며, 정식 가동을 앞두고 고객 테스트를 거친 기간은 불과 4영업일에 불과했다.

주 및 지방 선거 당국은 수만 장에 달하는 우편투표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이를 대규모 발송 단위로 묶어 우체국에 넘긴다. 내부고발자는 새 검증 시스템이 이 같은 대량 발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오류까지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권자 명부가 선거 직전까지 계속 변동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유권자는 이사를 하거나 새로 등록할 수 있고, 주 선거당국은 이에 따라 명부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선거 관계자들은 우체국의 새 포털이 이처럼 계속 유입되는 명단 변경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번 내부고발은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을 둘러싼 법적 공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3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주 정부들과 시민단체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이 지난주 행정명령과 관련한 일부 작업의 진행을 일시적으로 허용한 직후 하급심 법원은 다시 제동을 걸었다. 현재 14일간 관련 예비 조치를 금지하는 법원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부 주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편투표용지 발송 시한이 임박하고 있다.

내부고발자는 우체국이 법원 판단에 따라 시스템 구축 작업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일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1일 공식 가동될 예정이었던 해당 포털 역시 일선 선거 관계자들이 늦은 오후까지 정상적인 접근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