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석유 650억배럴 확보로 유가안정 및 중·러 견제

베네수 의회, 美와의 유전개발 협정 승인…전체 매장량 20% 해당

베네수엘라 팔콘주 푼토 피조에 위치한 파라과나 석유 정제 단지 내 아무아이 정유 시설. 2020.10.29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정부 내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원유 협정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에너지 가격 인하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러시아·중국의 영향력 견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베네수엘라와 17개 유전에서 베네수엘라 매장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약 650억 배럴의 석유를 개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서명식은 2일 열릴 예정이다.

협정에 따라 베네수엘라 민간 석유기업인 '노스아메리카 블루에너지 파트너스'(NABEP)는 유전에 대한 개발권을 갖고, NABEP의 지분 35%를 확보한 미 국방부는 생산량의 20%를 생산 원가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와 나머지 80%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는 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협정에 대해 "무엇보다도 미국의 국익을 증진한다"며 "우리나라가 원유를 생산 원가로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유전들을 확보하고 대신 미국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정학적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개발될 17개 유전 중 중국과 러시아 기업이 관리하던 유전은 총 6개다.

당국자는 또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개인 금고처럼 이용됐지만 미국의 통제는 낙후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의 부패를 종식시키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동맹국인 쿠바에 제공하던 상당한 석유도 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이번 협정을 승인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의회 의장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공화국과 미합중국 간 양국 에너지 협정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이 석유가 땅속에 그대로 묻혀 있다면 누가 이익을 얻겠는가"라며 "권력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 우리가 원하고 또 필요한 병원을 짓지 못하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이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협정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표결에서 기권했다.

야당 의원인 루이스 에밀리오 론돈은 "우리는 세부 조항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알아야 하고 알 의무도 있다"며 합의된 내용의 완전한 전문에 대한 열람을 요구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