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감 마두로, 반년 만에 사진 공개…"우리는 굳건히 버티고 있다"
회색 운동복 입고 양손 'V'…체포 후 모습 사실상 첫 공개
美-베네수 '25년 석유협정' 직후 등장…본국선 존재감 급속 약화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군에 체포돼 미국 뉴욕의 구금시설에 수감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대규모 석유 협정을 체결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30일(현지시간) 마두로 전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회색 운동복과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양손으로 'V'자를 그려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마두로 전 대통령은 "이 사진들을 모든 손주와 아이들,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는 모든 좋은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로 보낸다"며 "우리가 여러분의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을 품고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공개됐지만 촬영 날짜는 지난 6월 25일로 나타났다. AFP통신은 체포 당시보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체중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초 미군 작전으로 마두로 전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카라카스에서 체포된 이후 법정 스케치를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 공개된 마두로의 모습이다.
다만 AFP는 사진의 진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이 실제 구금시설에서 촬영됐는지, 촬영이 허가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시설에 연락했지만 즉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마두로 전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 강하고 침착하며 자신감을 유지할 것"이라며 "신이 우리와 함께한다. 신이 길을 열어줄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진 공개는 후임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미국과 대규모 석유 협정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28일 오리노코 벨트와 마라카이보호를 포함한 17개 전략 유전을 대상으로 하는 양자 석유 협정을 발표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협정 기간이 25년에 달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협정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을 하루 150만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650억배럴 이상의 확인 매장량에 대해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번 협정이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약 2090억달러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정의 광범위한 조건을 둘러싸고 집권 사회주의 진영 내 강경파와 야권 양쪽에서 반발이 나오면서 로드리게스의 정치적 입지도 불안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마두로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부인 플로레스와 함께 미군 작전으로 카라카스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은 현재 마약 밀매와 총기 소지 혐의로 뉴욕 브루클린의 시설에 구금돼 있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판은 2027년 6월 1일 시작될 예정이다.
체포 직후만 해도 카라카스와 지방 도시 곳곳에는 마두로 부부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형 광고판과 벽화가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당수가 긴급 구조요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미지로 교체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FreeMaduro'(마두로를 석방하라), '#FreeCilia'(실리아를 석방하라) 등의 낙서만 일부 남아 있으며 정부 관계자들도 마두로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영방송 역시 마두로의 과거 연설과 그를 형상화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방송을 중단했다.
대신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국영방송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를 형상화한 새로운 만화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지원 아래 야권 일부와 향후 선거를 위한 정치적 보장 방안을 협상 중인 베네수엘라 정부 대표단도 현재까지 마두로 부부의 석방을 양보의 조건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마두로 전 대통령은 수감 중 신문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지만 가족 및 변호인과 한 달에 약 300분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차례 통화는 최대 15분으로 제한된다.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아버지의 상태가 양호하며 수감 중 성경을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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