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만나면 북핵 묵인과 종전협정 논의 예상"
전 백악관 NSC 국장 더힐 기고…"평화협정·훈련 영구 중단 카드로 군축 협상 나서야"
"반대급부로 ICBM 상한선·러시아 파병군 전원 철수 관철해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재협상에 나선다면 북핵을 사실상 묵인하고, 종전협정을 맺는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한과 대러 군사 지원 철수를 끌어내는 '군축형 거래'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애틀랜틱 카운슬 비상임 선임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루지에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김 총비서와의 회동을 희망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놀랍지 않은 전개"라며 "유일하게 놀라운 점은 이러한 조치가 나오기까지 왜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가 하는 것뿐"이라고 짚었다.
다만 루지에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협상 입지가 1기 때보다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을 공개 비판했을 뿐 실질적으로 저지하거나 김 총비서의 선택을 강제하지 못하면서 전략적 입지만 키워줬다는 설명이다.
루지에로는 미국의 협상력을 되살릴 방안으로 중국 내 북한 공작원과 대북 제재 회피에 가담하는 중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제안했다.
과거 이란산 원유를 처리하는 중국 정제시설을 겨냥했던 방식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레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단호한 대이란 군사 타격으로 인해 테헤란의 핵 개발 우려가 낮아진 점도 대북 협상의 유연성을 넓혀주는 요인으로 꼽았다.
루지에로는 미국이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카드로 △핵보유국 지위의 암묵적 용인 △한국전쟁 공식 종전을 선언하는 평화협정 체결 △정치·경제적 관계 개선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영구 중단 △남북 협상 중개 등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이 반대급부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가능한 제한'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며 "어떠한 합의든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파병된 북한군의 전원 철수와 러시아를 향한 군사적 지원 중단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지에로는 북한의 핵 보유 용인이 동맹국의 자체 핵무장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는 미국의 인센티브와 억제책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봤다.
또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을 끊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약화하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촉진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대한 외교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지에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이나 중립 지역을 방문해 김 총비서와 합의서에 서명하는 또 한 번의 'TV용 명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접근법으로 인해 비판받겠지만, 똑같은 협상 전략을 되풀이하며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대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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