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석유 650억 배럴 통제권 확보"…원유 공급망 재편

민간 기업 통해 장기 유전 접근권 추진…미국 유가 안정·정유업계 공급 확대 겨냥
유전 임대 방식은 법적 논란 가능성…인프라 복구에도 상당 시간 필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원유 정제 공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 중 5분의 1에 달하는 650만 배럴에 대한 통제권을 다수 확보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 지시에 따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했다"며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납세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고 베네수엘라의 650억 배럴이 넘는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다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베네수엘라 주요 유전에 장기적으로 접근하고 미국 정유업계에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베네수엘라와의 협상 과정에서는 주요 유전을 미국 생산업체에 경매한 뒤 임대하는 방식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확보에 사활을 거는 데는 정유 인프라의 구조적 요인과 국내 정치적 셈법이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미국 멕시코만 연안의 주요 정유시설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돼 있어 직수입이 재개될 경우 정제 마진과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솔린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다. 저가 원유 공급을 통한 유가 안정과 바닥난 전략비축유(SPR) 재충전이 시급하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나라지만 오랜 투자 부족과 부실 경영, 미국의 제재가 겹치면서 현재 산유량은 하루 약 125만 배럴에 머물고 있다.

생산을 크게 늘리려면 낡은 유전과 송유관, 정유시설을 복구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법적·제도적 문제도 남아 있다. 베네수엘라 헌법과 현행 탄화수소법은 핵심 석유 자원과 산업 활동에 대해 국영 석유회사(PDVSA)를 통한 국가의 배타적 독점과 통제를 엄격히 규정한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에 지분 과반이나 유전 통제권을 넘기는 민관 임대 모델은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위헌 소송과 주권 침해 논란을 촉발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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