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서부·중남부에 '치명적 열돔' 덥쳐…일부 최고기온 46도

"수천만명이 폭염 영향권"…시민 안전 우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 극심한 폭염을 경고하는 표지판. 2023.07.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번 주 미국 남서부와 중남부의 최고 기온이 46도를 넘을 전망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수천만 명이 "위험한 수준의 기록적인 폭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열돔'으로 불리는 고기압이 미국 남서부와 중남부를 뒤덮고 있으며 대기 중으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뚜껑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NWS는 중남부와 남서부에 기록적인 폭염을 경고했으며 일부엔 낮 최고기온이 섭씨 46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야간 기온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중서부와 남동부 곳곳엔 뇌우나 돌발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NWS 텍사스 지부는 "체감할 만한 더위 완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높은 기온이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NWS가 이날 기준 남서부에 발령한 극심한 폭염 경보 대상 지역엔 28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중남부를 중심으로 3200만 명이 폭염주의보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남부에 위치한 텍사스주 댈러스도 며칠째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댈러스의 녹음이 우거진 교외 지역 터틀크리크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헌터 라일리는 "엄청나게 덥다"며 "끔찍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냥 살아가는 자체가 힘들다. 모두가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며 "마치 눈보라가 몰아쳤을 때처럼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NWS 캡쳐)

마이크 로사 댈러스 지역상공회의소 경제개발 담당 수석부회장은 기온이 크게 올랐고 에어컨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력망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남서부 로스앤젤레스(LA) 북부엔 극심한 더위와 돌풍·낮은 습도로 오는 28일까지 산불 위험을 알리는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LA 재난관리국은 70곳 이상의 공공도서관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로 개방했다.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에도 극심한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주엔 한 프랑스 관광객이 차량이 진흙에 빠지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데스밸리의 뜨겁게 달궈진 소금 평원을 걸어서 건너려다 목숨을 잃었다.

이번 열돔 현상은 서유럽이 이례적인 폭염을 겪고 캐나다에서도 대규모 산불이 이어진 여름 이후 전 세계 기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여러 전문가는 최근 유럽의 폭염은 기후변화 탓이라며 미국의 고온 역시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평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립대기과학센터의 악샤이 데오라스 연구원은 "극심한 폭염이 지구온난화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 굳이 실험까지 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존 마샴 리즈대 대기과학 교수는 전 지구적 기후 변화로 올여름 미국에서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엄청나게 커졌다"고 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