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값 잡겠다" 트럼프, 90일 관세 철폐 강행…축산업계 반발
축산업계 항의 서한…"시세 추락하고 생산자 입지 흔들려"
공화당도 "사육 두수 75년 만에 최저…회복 정책 집중해야"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쇄육용 쇠고기에 대해 90일간 한시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조치를 강행하면서 그의 오랜 지지 기반인 축산업계와 공화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같은 조치를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다.
분쇄육 원료로 쓰이는 저지방 쇠고기 부산물은 30일씩 3차례에 걸쳐 나눠 수입되며, 첫 물량은 오는 9월 1일부터 들어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만일 이번 조치로 수입산 분쇄육의 판매가가 인하되지 않는다면, 해외 생산자들에게 뜻밖의 이득을 안겨주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 면제) 조치를 종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분쇄육용 쇠고기 최대 30만 톤에 대해 향후 90일간 쿼터 초과 관세를 면제하겠다며, 해당 물량이 현 시세보다 25%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내 쇠고기 가격이 급등했지만 단기간에 국내 공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햄버거·타코 등에 쓰이는 저지방 분쇄육 원료를 주로 겨냥해 다진 쇠고기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계산이다.
대체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지지해 온 농업 단체들과 공화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미국축산업협회(USCA)·전미축산협회·미국농업연맹·축산시장협회 등 4개 농업 단체 대표들은 포고문 발표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번 발표는 이미 소고기 시세를 급격히 떨어뜨렸으며, 소 출하와 사육 두수 확대 결정을 내리는 연중 중요한 시기에 생산자 입지를 흔들고 있다"며 "이번 계획에서 방향을 전환해 자급 능력을 약화하는 대신 강화하는 해법을 함께 모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에이드리언 스미스(공화·네브래스카) 하원의원은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소 사육 두수가 75년 만에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우리는 목장주들이 국내 사육 두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싣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백악관은 이번 조치와 유사한 행정명령 초안을 마련했으나 측근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계획을 연기했다가 끝내 보류하기도 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축산업계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달래기 위해 업계 친화적 정책 개편안을 함께 마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소고기 제품에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는 조치가 포함되는데, 이는 의회 입법을 거쳐야 한다.
한편 포고문에는 쇠고기 수입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단기간에 분쇄육용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가 어디인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은 전날(26일) 기자들에게 자신은 그 정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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