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름 못 넣을 거라면'…美법무부, 케네디센터 철거 경고

법원 답변서 통해 건물 안전문제 거론하며 철거 논리
민주당 "센터 명칭 바꿀 권한은 오직 의회에"

미국 워싱턴DC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케네디 센터)에서 작업자들이 법원 명령에 따라 건물 외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제거하기 위해 작업용 비계를 설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존 F. 케네디 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새기는 전면 개보수 계획에 제동이 걸린다면 건물이 결국 철거될 수 있다고 법원에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케네디 센터의 2년 개보수 공사를 중단시키고 건물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눈에 띄게 추가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민주당 측의 가처분 신청에 맞서 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복합시설을 즉각 철거하겠다는 공식 계획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복원 작업과 기금 모금 지원이 차단될 경우 건물이 심각한 안전 위험에 노출돼 결국 철거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미 법무부는 센터 철거 후 포토맥강을 내려다보는 대형 야외 원형극장을 짓는 대안을 제시하며, 이는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기에는 부족할 수 있으나 건설과 유지 비용 면에서는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시설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국가 기념관을 둘러싼 명칭 논란이 극단적 대립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DC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되고 있다. 2025.12.19. ⓒ 로이터=뉴스1

법무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서 약 2억 5800만 달러(약 3573억 원)의 복원 예산을 확보했고 새로운 기부자들도 유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눈에 띄게 명시하지 않으면 기부자들이 떠나고, 재정과 건물 상태가 함께 악화하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로 채워진 케네디 센터 이사회는 기관명 바로 아래에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 복원 및 개보수함(Restored and Renovated by President Donald J. Trump)'이라는 문구를 추가하고, 주변 광장을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플라자'로 명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2년간 건물을 완전히 닫고 약 2억 85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하는 방안도 표결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센터 이름을 바꾸거나 사실상 대통령 이름을 추가할 권한은 이사회나 행정부가 아니라 의회에만 있다고 주장한다. 연방지방법원도 앞서 기존의 트럼프 이름 표기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으며, 행정부는 이에 항소한 상태다.

한편 법원은 오는 27일 센터 폐쇄와 트럼프 대통령 이름의 재표기 문제를 심리할 예정이다. 여기에서는 건물 개보수뿐 아니라 대통령의 정치적·개인적 공적 표기가 연방 기념시설의 법적 정체성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지, 노후 시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역사적 보존 절차를 우회할 수 있는지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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