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英기업과 '핵추진 상선단' 구축 맞손…中조선업에 질적 우위

美해운청-英코어파워와 민관협력…2028년 첫 선박 건조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마리네트에 위치한 핀칸티에리 마리네트 해군 조선소에서 선거유세를 마친 뒤 손을 흔들며 떠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이 중국의 상업용 조선산업 지배력 확대에 맞서 영국 기업과 손잡고 핵 추진 상선단 구축에 나선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교통부 산하 해운청의 스티븐 카멜 청장은 이날 영국의 해상 원전 전문 기업 코어파워와 이같은 내용의 민관 협력 각서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카멜 청장은 "값싼 버전의 중국이 되는 방식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그들은 저가 전략의 달인"이라며 "우리는 저가 경쟁이 아닌 기술 경쟁을 한다. 원자력 기술은 우리에게 큰 강점이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신속한 인허가, 보험 가입, 항만 접근, 높은 안전 기준을 갖춘 규제 체계를 마련해 미 국적 핵 추진 상선단 건조를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다만 연방정부 자금 지원 보증은 포함되지 않았다.

코어파워는 2028년 첫 핵 추진 선박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다. 코어파워는 미쓰이·미쓰비시·스미토모 등 일본 대기업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약 2억 달러(약 2800억 원)를 조달했다.

미칼 뵈 코어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핵 추진 선박이 기존 화석연료 선박보다 50~75% 빠르고 화물 적재량도 많으며 환경세 대상에서 제외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력 추진 기술은 수십 년 동안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같은 군함에 활용됐지만, 건조 비용이 많이 들고 항만 입항 금지와 복잡한 국제 배상책임법 등으로 인해 상업 부문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현재 민간 핵 추진 선단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북극해에서 핵 추진 쇄빙선 다수를 운용하는 러시아다.

지난 6월 미국선급협회(ABS)는 매사추세츠공대(MIT) 해양 컨소시엄이 제안한 핵 추진 선박을 승인했다.

오는 26~27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해양 원자력 구상인 '아틀라스(ATLAS)' 출범 행사에서는 미 고위 당국자들이 한국·영국·프랑스·일본 등 각국 관계자들과 해양 원자력 기술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선주들은 사고 발생 시 배상 책임과 선박 건조 비용에 여전히 회의적인 모습이다. 상업 선박에 승선할 원자력 기술자 확보, 기존 선원 재교육, 항만 정박에 대한 대중 수용성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핵 추진 선박의 경우 비용 분담 구조가 종전과 달라져야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용선 주체가 항해 연료비를 부담하지만, 건조 시점에 연료를 사들여 20년 이상 쓰는 원자력 선박에는 다른 방식이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피터 제임슨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상무는 "수백만 달러 규모 원자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선주·운항사 대신 투자펀드가 자본적 지출에 직접 투자하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대다수는 원자력 추진 선박의 실제 취항 시점을 이르면 2030년대로 보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