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 전쟁·후티 봉쇄에 '정부 보증 선박 전쟁보험' 추진
FT "사고당 최대 2600억 '보험 풀'…사우디 정부가 최종 지급보증"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 전쟁과 예멘 후티 반군의 해상 봉쇄로 양방향에서 무역로가 틀어막힌 사우디아라비아가 '정부 보증 전쟁보험'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해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 반군이 사우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무역 항로에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달간 해상 보험사들은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공격 위협이 고조되면서 선박, 기반 시설, 화물 등에 대한 보험료를 인상하고 보장 범위 제한에 나섰다. 일부는 홍해 등 주요 요충지를 통과하려는 상선에 대해 전쟁 보험 판매를 거부하기도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 재무부는 이른바 '보험 풀'(pool)을 마련해 선박과 해상 화물이 더 저렴한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런던의 보험 중개인들과 논의하고 있다. 이 제도는 선박 억류나 미사일 공격 등 보험 대상에 사고당 최대 7억 사우디리얄(약 2570억 원)의 상업 보험을 제공한다.
선박에 대한 1차 보장은 원보험사와 재보험사가 제공하지만, 사우디 국영 수출입은행의 최종 지급보증(백스톱)을 통해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보장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현재 재보험사 '사우디 리'(Saudi Re)와 '리야드 리'(Riyadh Re)가 참여 재보험사 단체를 이끄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전쟁이나 재난 위험 등으로 인해 기업이 민간 보험을 제공받기 어려워질 때 보험 풀을 조성한다. 영국과 미국 역시 과거 아일랜드 분리주의 단체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폭탄 테러,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정부 보증 테러 재보험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보험 풀은 중동 분쟁으로 급등한 선박 보험료를 낮추고, 선주와 다른 기업이 전쟁, 정치적 폭력, 테러 등에 대한 더 포괄적인 보험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우디 관련 선박들은 최근 후티 반군의 공격 이후 고위험군인 이스라엘·미국 자산과 유사하게 취급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정치적 위험 컨설팅 업체 '엔메테나 어드바이저리'의 설립자 막시밀리안 헤스는 사우디의 보험 풀 방안이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최종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험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계획은 최대 400억 달러(약 55조 2000억 원) 규모의 보장을 목표로 했지만, 출범 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단 1달러의 보장도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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