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작전 알고 베팅했나…"폴리마켓 152개 계정 승률 97%"
"이란 공습 등 군사·국방 관련 수익 112억…내부정보 이용 가능성"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온라인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미국의 군사기밀을 이용해 베팅했을 가능성이 있는 계정 150여 개가 발견됐단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들 계정의 베팅 직후 큰손 투자자와 자동거래 프로그램이 따라붙은 현상까지 확인돼 미국의 군사작전 계획이 적대국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영리 연구단체 반부패데이터컬렉티브(ACDC)는 폴리마켓 인터내셔널에서 최근 이뤄진 베팅을 분석한 결과, 군사·국방 관련 시장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가상자산 지갑 152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갑에 연결된 계정의 평균 베팅 성공률은 무려 97.2%였으며, 모두 합쳐 800만 달러(약 11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ACDC는 지난 5월 5일까지 거래가 끝난 폴리마켓의 모든 시장을 분석해 당시 성공 확률이 35% 이하였는데도 1시간 이내 누적 2500달러(약 349만 원) 이상 베팅한 이른바 '롱샷' 거래를 추적했다.
그 결과, 계정을 만든 직후 내부자가 정보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틈새시장에 거액을 걸어 성공한 뒤 자금을 빼고 사라지는 등의 특징을 보인 지갑 556개를 찾아냈다는 게 ACDC의 설명이다. ACDC는 정밀하게 먹잇감을 사냥하는 범고래에 빗대 이들을 '오르카'(Orca)라고 명명했다.
ACDC는 이 중에서도 군사·국방 관련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 152개 지갑을 내부 군사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집단으로 분류됐다.
특히 이들의 베팅 중 일부는 미국의 군사작전 시행 직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6월 미국의 이란 공습 전엔 오르카 계정에서 미국의 군사행동에 돈을 걸자 자동거래 봇이 20만 달러(약 2억 7900만 원), 거액 투자자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같은 결과에 잇달아 베팅한 사례가 있었다.
올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선제공격 전에도 오르카 계정의 베팅 뒤 군사 관련 롱샷 거래에 처음 나선 봇과 큰손들이 잇따라 같은 방향으로 베팅했다.
폴리마켓에선 거래 내역의 경우 블록체인에 공개돼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실제 거래자 신원은 익명으로 남는다. 따라서 내부자로 의심되는 계정의 베팅을 다른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 정보기관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는 게 ACDC의 지적이다.
데이비드 자코니 ACDC 공동창립자는 "외국 정보기관이 이런 시장을 감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일"이라며 "수상한 베팅 자체가 군사행동이 임박했단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CDC는 "152개 계정의 높은 승률이 순전히 운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며 "이들이 군사기밀을 이용했단 사실이 확인된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정보 관련 사안이나 민간 연구단체의 분석엔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폴리마켓 측은 앞서 "수상한 거래를 감시하고 있고, 일부 지갑을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었다.
올 4월엔 미군 특수부대원이 기밀정보를 이용해 폴리마켓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 베팅해 40만 달러(약 5억 5900만 원)를 벌어들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해당 군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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