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기 美 국채 금리 장중 5.33% 돌파…19년 만에 최고

재정적자·유가 상승에 인플레 우려…日·獨·佛 장기금리도 수십년래 최고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18일(현지시간) 장중 5.33%를 돌파하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이어졌다.

이날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폭을 반납해 5.285% 안팎으로 내려왔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4.706%,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bp 미만 내린 4.175%를 나타냈다.

장기물 금리를 끌어올린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의 악화한 재정 상황이 꼽힌다. 미국의 7월 재정적자는 4323억달러로 2021년 3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재정적자는 약 1조8000억달러에 달했다.

40조달러에 육박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도 올해 약 1조2000억달러에 달하면서 국채 투자자들의 재정 건전성 우려를 키웠다.

중동발 유가 상승도 장기 금리에 부담을 줬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60일짜리 양해각서(MOU)가 17일 만료된 가운데 양측은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외교가 실패할 경우 공격적 태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장기물 매도로 이어졌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CNBC방송에 "지난 24시간 동안 중동의 부정적인 지정학적 소식으로 채권과 주식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며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징후가 거의 없어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금리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다. 미국의 7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4% 하락해 시장 예상치인 0.1% 상승을 크게 밑돌았다.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 3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프랑스 30년물 금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영국 국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주요국 장기채 시장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