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하마스·이스라엘 '셔틀외교'…가자 평화안 살리기

쿠슈너, 이집트서 하마스 수장과 이례적 회동…하마스 "합의안 이행" 재확인
17일엔 이스라엘서 네타냐후 만날 예정…'15개항 평화안' 설득 총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가 16일(현지시간) 이집트 엘알라메인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6.8.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집트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례적인 직접 회동을 가졌다. 이어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라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 평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CNN 등에 따르면, 쿠슈너는 16일(현지시간) 이집트의 지중해 연안 도시 엘 알라메인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서 가자지구 고위 대표를 맡고 있는 니콜라이 믈라데노프를 비롯해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중재자들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는 하산 라샤드 이집트 정보기관 수장, 알리 알타와디 카타르 특사, 튀르키예 고위 당국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포함해 평화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했으며 특히 지난달 취임한 하마스 수장인 칼릴 알하이야도 자리했다.

쿠슈너가 하마스 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합의가 타결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그동안 주로 중재국을 통해 하마스와 접촉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 고위급 특사가 하마스 지도부를 직접 만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현재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다시 동력을 부여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하마스 지도부는 쿠슈너와의 회담을 통해 가자지구의 무장해제와 비무장화 약속을 재확인했으며 대신 중재국들과 평화위원회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이행하도록 압박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마스 지도부는 또 가자지구의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정부에 넘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새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업무를 시작하면 통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쿠슈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할 것이라 믿지 않기에 하마스가 충족해야 할 기준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하마스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도 이스라엘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평화 구상의 진전은 이스라엘에 달렸다. 평화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등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이스라엘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15개 조항으로 구성된 문서를 거부한다"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 해제될 때까지 어떠한 철수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는 믈라데노프와 함께 17일 이스라엘을 찾아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하마스와의 회담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이스라엘이 입장을 바꿀지는 불확실하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무장해제 및 검증 방법 등을 불신하는 데다 평화안은 무장해제에 대한 구체적인 시한도 명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평화위원회 관계자는 하마스의 무장해제에 200일~3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으나 실질적인 이행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우파 진영의 반발을 감안해 강경한 입장을 내려놓기도 쉽지 않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