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걱정하는 美, 우크라에 "러 항구 이용 유조선은 공격 마"
밴스 부통령, 젤렌스키에 직접 요청…"카자흐 원유·美 기업 피해 우려"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흑해 항구를 이용하는 일부 유조선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 JD 밴스 미 부통령이 지난달 3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을 이용하는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자 또한 "비러시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우크라이나 측에 경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FT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실제로 관련 공격을 중단했다고 한다.
FT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격 중단을 요구한 선박은 러시아산이 아닌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운송하는 배다. 카자흐스탄에서 생산한 원유는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CPC)을 통해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 인근 터미널로 보내진 뒤 유조선에 실려 수출된다.
CPC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8%를 담당하는 주요 수송망으로서 셰브런·엑손모빌 등 미 에너지 기업들도 상당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관련 공격이 카자흐스탄의 원유 수출과 자국 기업에 피해를 주는 데다, 국제 원유시장까지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흑해의 카자흐스탄산 원유 공급까지 감소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에 관련 요청을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T는 "중동산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유럽 등에 공급되는 중요한 비러시아산 원유가 CPC 원유"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집중됐던 지난달 CPC의 원유 선적량은 최대 20% 감소했다. 카자흐스탄의 올 7월 원유 생산량도 전월보다 14% 줄었고, CPC를 통한 원유 선적은 최근 하루 120만~13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CPC 시설과 러시아 소유가 아닌 선박은 공격하지 않기로 했으나, 자국의 제재 대상이거나 러시아산 원유·화물을 싣고 있는 선박은 예외로 두기로 했다고 FT가 전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과 군수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러시아 정유시설과 군사·에너지 인프라 공격은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래 4년 넘게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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