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월경' 급감에도 66조 들여 국경장벽 2000km 확장
1·2차 장벽 신설·교체 추진…1기 때보다 훨씬 큰 규모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월경이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멕시코 국경 장벽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자료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남서부 국경에서 최소 1200마일(약 1930㎞) 이상의 1·2차 장벽을 신설·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2017년 1월~21년 1월) 때도 미·멕시코 국경 전체를 장벽으로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완공한 장벽은 약 458마일(약 737㎞)이었다. 미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이 가운데 81%는 기존 장벽을 교체한 것이고, 장벽이 없던 곳에 새로 설치한 것은 약 87마일(약 140㎞)이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미 정부는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대규모 감세·지출법에 따라 국경 인프라·장벽 건설에 465억 5000만 달러(약 65조 9000억 원)를 별도 배정했다. 이 예산은 1·2차 장벽과 수상 장벽, 순찰 도로, 카메라·조명·감지 센서 등 관련 시설에 사용할 수 있으며, 집행 시한은 2029년 9월 30일이다.
CBP가 공개한 최신 '스마트 월'(철제 장벽과 감시카메라·센서 등 첨단 감시장비를 결합한 국경 통제 체계) 계획에 따르면 1차 장벽은 최종적으로 1419마일(약 2284㎞), 2차 장벽은 708마일(약 1139㎞)까지 확대된다.
작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존재했던 1차 장벽 약 644마일(약 1036㎞)과 2차 장벽 약 75마일(약 121㎞)을 감안하면 신설·교체될 장벽 물량만 합계 약 1400마일(약 2253㎞)에 이른다.
이에 따라 텍사스·뉴멕시코·애리조나·캘리포니아 등 멕시코와 접한 4개 주에서 현재 관련 공사가 진행 중이다. NYT는 CBP 자료 집계 결과, 이미 330억 달러(약 46조 7000억 원)가 넘는 계약이 체결됐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1차 장벽은 통상 높이 약 5.5~9.1m의 철제 구조물로 설치되고, 일부 구간엔 이를 보완하는 2차 장벽이 추가된다.
텍사스 빅벤드 등 험준한 지역엔 장벽 대신 차량 차단시설과 순찰 도로, 감지 센서·카메라 등을 설치한다.
CBP는 국경 약 535마일(약 861㎞)에 대해선 지형 자체를 장벽으로 활용하고 감지 기술을 중심으로 방어할 계획이다.
리오그란데강 일대엔 길이 약 3.7~4.5m의 원통형 부표를 연결한 수상 장벽이 설치되고 있다.
NYT는 불법 월경이 이미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이번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CBP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남서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월경자는 9848명으로 바이든 행정부 당시보다 약 94% 적었다. 작년 이후 월별 적발 규모는 25년여간 집계한 월간 통계에서도 최저권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업에 대해 "장벽과 첨단 감시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월'이 국경순찰대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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