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6500단어 AI 선언…"소수기업이 AI권력 독점시 더 위험"

오픈AI·앤트로픽 겨냥해 개방형 AI 강조…"선의의 단일 초지능은 없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지난 2025년 9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메타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안경을 착용한 채 새로운 스마트 글라스 라인업을 소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26.05.20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을 소수 기업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며 AI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강력한 소수 기관만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폐쇄적인 AI 모델을 앞세운 오픈AI와 앤트로픽을 사실상 겨냥했다.

저커버그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6500단어 분량의 AI 선언문에서 "AI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권력 집중만이 유일하게 안전한 길이라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충분히 계몽된 절대권력이 인류에게 선의를 베풀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안전하거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AI에 대한 통제권이 소수 대형 기관에 집중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기술적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균형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단 하나의 자비로운 초지능(singular benevolent superintelligence)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픈AI·앤트로픽과 다른 길…"AI 접근 넓혀야"

저커버그의 이번 선언은 AI 기술을 어느 수준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실리콘밸리의 논쟁에서 메타의 입장을 다시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메타는 2023년부터 개발자들이 내려받아 수정할 수 있는 라마(Llama)를 앞세워 오픈소스 전략을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차세대 모델을 독점적으로 보유하는 방향으로 일부 선회했다.

그럼에도 저커버그는 이번 선언에서 '오픈소스'를 최소 16차례 언급하며 광범위한 AI 접근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메타는 이날 새로운 오픈웨이트 AI 시스템 '뮤즈 글리머(Muse Glimmer)'도 공개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AI가 학습한 내부 가중치를 내려받아 수정할 수 있지만 학습 데이터나 전체 소스코드까지 공개하는 완전한 오픈소스와는 차이가 있다. 메타는 더 강력한 '뮤즈 스파크(Muse Spark)'의 가중치도 공개할 계획이다.

"AI가 일자리 줄이지 않을 것"…지역사회에 10억달러

저커버그는 AI가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반박했다. AI 확산으로 전체 일자리가 감소하기보다 직원 수가 적은 기업이 더 많이 생기고 개인의 창업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개인마다 "모든 분야에서 박사학위 수준의 개인 교사와 코치"를 갖게 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현재 흔하지 않은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메타가 올해 AI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직원 8000명을 감원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에는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기금도 조성한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물 소비로 지역사회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에 대응해 고임금 일자리와 학교·공공서비스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지속가능한 인프라 개발을 위해서는 각 프로젝트로부터 지역사회가 상당한 혜택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AI 주도권 뺏기면 안돼"

저커버그는 미국의 과도한 AI 규제가 중국에 기술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지정학적 경쟁국보다 AI를 주도한다면 미국 지역사회는 더 큰 번영과 안보를 누릴 것"이라며 AI 개발과 인프라 건설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첨단 AI 반도체와 관련 장비의 수출통제는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실리콘에 대한 수출통제는 이 중요한 시기에 외국 AI 연구소의 발전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며 "이를 계속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